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ADHD|상담|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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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hjklvbnm
·3년 전
사실 저보다 더 힘든 분들이 너무나 많은 공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나 싶은 죄책감이 들기는 하지만 병원을 찾아가서 상담을 받을 상황이 아니라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제가 제 게으름과 무지함과 무능력함을 다른 것에 책임 전가하려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제게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저는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21살입니다. 몇년 전 범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했지만, 심한 정신질환들의 원인이 제가 몇년간 다낭성 난소 증후군때문에 먹고 있던 약이라는걸 깨닫고 원인을 없애자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보였습니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불안발작등이 더이상 오지 않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해진 점이 큰 변화였죠. 여전히 걱정을 심하게 하는 편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단순히 우울증이나 범불안장애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는 제 자신에 대하여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릴때도 제가 우울한건지 판단할 수 없었고, 불안에 숨을 쉬지 못해도 제가 불안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상담때에도 대부분을 “모르겠어요” 로 일관했고요. 이 불확실함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제 마음 한켠은 병원에 방문해서 진단을 받아보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지만, 왜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으니까 말이에요. 관심을 끌고 싶어서 그러는건지, 병명을 따내서 핑계거리로 쓰고 싶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요. 만약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면 정말 잘못된거고 한심한 일이겠네요. 요즘 제가 겪고있는 불편함들은: - 기억력의 저하 - ‘딸기맛 빵’을 ‘빨기맛 땅’ 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철자를 섞어서 말하는 것. (영어/한국어 2개국어 사용자입니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의 실수를 꽤 자주 합니다) - 심하게 높은 동시에 낮은 자기애. (어떨때는 진심으로 제 자신이 제일가는 천재라고 느끼고, 또 다른 때에는 저만큼 제일가는 쓰레기가 없다고 느낍니다.) -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일을 미루다가 결국 제시간에 제출하지 못해 당장 제 인생과 사회적 지위에 큰 위해를 끼칠뻔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 무언가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려면 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병원에 다녀오는 일은 약 두달을 미룬 뒤, 3일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 아주 긍적적이거나, 깔아져있거나. 종종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하곤 합니다. 반대로 제가 처한 상황이 답답하고 너무나 짜증이 나서 다 부숴버리고 싶기도 하고요. - 롤러코스터처럼 양극적인 인생을 삽니다. 상위 1%를 유지하는 성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후에는 고등학교 졸업이 힘들어질 정도의 성과밖에 내지 못했고, 또 작년에는 전부 A를 받는 성적으로 가을학기를 끝낸 반면, 그 다음 학기에는 다음 학년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 점수에만 겨우 도달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현재 장학금을 받고 있는데, 성적이 나쁘면 이가 끊기게 될 것이라 곤란합니다. - 청력에 문제가 없음에도 말을 잘 못 알아듣고, 종종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알아들은 척을 해서 넘길 수 있지만, 과제를 하는 방법 등의 중요한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을 때면 두번 세번 물어볼 수 없어 곤란한 상황에 놓입니다. - 일이나 과제를 잘 확인하지 못해, 해야 하는 일이 존재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 제가 이해하는 바와 말하는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 제가 목표했던 퀄리티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아무렇게나 완성지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내에서는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잘 받는 편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을 모방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이를 다른 사람들이 눈치챌지 너무 걱정이 됩니다. -주변정리, 청소, 빨래, 기본적인 개인 위생관리 등이 제겐 정말 극도로 귀찮고 하기 싫은 일들입니다. 1년동안 빨래를 개지 않고 빨기만 한 후 생활한 적도 있었습니다. 제 어머니의 말씀으로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나이였을 적에는 adhd를 의심하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검사를 받았는지는 모르겠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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