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renika
·3년 전
그 몇 년 커터 칼을 들지 않았다고 스스로 피를 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내가 낯설었다. 쓰라림과 선명한 붉음으로 무언가를 얻길 바랐는데. 흉터가 남지 않게 할 거면서 기껏 칼질을 하는 내가 이상하다. 모순이다. 마치 보여주려는 것 같잖아. 내가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는 모습을, 실험실 투명 케이지에 갇힌 쥐처럼 보여주려고 하잖아. 쳇바퀴를 아무리 굴려도 시야는 변하지 않아.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대로인 것 같아. 참은 게 아니야. 하지 못한 거야. 그냥, 이제는 그런 것조차도 겁이 난 거야. 절대 좋아진 게 아니야. 그냥 이대로 죽어가고 있잖아.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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