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ng17·3년 전
26.고양이
바닥에 젖은 물을 햝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애처롭게 우는 고양이를 쓰담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눈 인사도 하고 앉아서 다가올때까지 계속 기다려보았지만 울기만 하고 근처를 맴돌기만 했다.
배고프거나 목이 마른것 같아 보여
집으로 달려가서 급하게 감자와 물,그릇을 챙겼다.
다행히 그자리에 계속 있어서
감자를 떼어주고 물을 따라주었지만 먹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기다려보았다.
경계해서 먹지 못하는줄 알고 좀 더 멀리가고 기다렸지만 울기만 하였다.
그때 어떤 사람이 와서 그릇에 담긴 다른 먹이를 주니까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물이랑 사료랑 츄르를 섞어 놓은거라 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감자가 불쌍해보였다.
손도 안 댄 물 그릇이 초라하게 느껴졌고
급하게 갖고 오느라 큰 생수통을 품안에 들고 있는 내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빨리 그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지만 그릇 근처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고양이가 도망갈까봐 기다리면서 내가 얼마나 세상에서 얼마나 비참한 사람인지 느끼며 먹이를 먹는걸 보고만 있었다. 먹이를 갖고 사람보다 못난 것 같아서 슬펐고 이제는 하다가 동물에게도 거부당거나 무시 당하는것 같아서 내가 쓸모 없는 존재 인것같다.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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