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울증인가요
anohi·3년 전
작년까지는 자존감이 넘쳐흘러서 문제였던 사람이,
올해 들어서 어느날부터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 시작합니다.
원래도 별로 친하지 않던 친구들에게 더욱 벽을 치기 시작합니다.
성적이 나오는 날이면 두려워집니다.
발목에서 피가 흐릅니다.
엄마에게 혼이 나는게 무섭습니다.
다시 작년의 밝고 긍정적이었던 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나만 빼고 모두가 중간고사 이후 내가 어두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지간히 애가 이상해 보이기는 했나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을까봐 미안해집니다.
점점 내가 무뎌지는 것을 느낍니다.
솔직히 감정이 사라지길 바랐던 것은 맞지만 정말 무뎌지니까 뭔가 이상합니다.
스스로가 소시오패스이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감정이 무뎌지면 편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딱히 그런거 같지도 않은거 같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없는거 같습니다.
이제 이게 내 진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날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엄마는 내 성적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왜 1등급이 아니냐고 나를 질타합니다.
엄마에게 1등급은, 옆집 개 이름인가봅니다.
나보고 뭘 어쩌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무기력합니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고 이젠 지긋지긋합니다.
그냥 사라지고 싶습니다.
누군가 안 아프게 죽여주길 바랍니다.
아니, 아파도 괜찮습니다. 날 죽여주길 바랍니다.
나라는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주길 바랍니다.
나는 뭘 위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요.
무엇이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가는걸까요.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걸까요.
하루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만 있고싶습니다.
그렇게 하면 이 우울함이 조금은 해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우울증일까요? 차라리 이 ***은 현상의 원인이라도 알고싶습니다.
차라리 정신병이라면 다행입니다.
어떻게든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병명도 없이 그냥 그런거라면, 그냥 그럴거 같습니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이기적으로 변해갑니다.
이 이기심이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두렵습니다.
이전보다 예민해지고 못되지는 스스로가 싫습니다.
누가 나를 좀 죽여주실랍니까.
두서없는 이야기를 읽어준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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