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난 잘못되었어요
mindill·3년 전
전 남들과 다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가정 속에서 살아온 학생이겠지만 사실 전 이 세상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던 사람이에요. 저희 부모님은 절 낳기 전 한 번의 유산을 경험하셨고 이후 계획에도 없던 제가 생겨버려 낳게되셨어요. 전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하나의 생명을 앗아서 그걸 가지고 이 세상에 나온거에요 제가 지금 이 순간에도 쉬고 있는 이 숨이 단 한 번도 제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어요. 행복할 때면 이 행복은 내 것이 아닌데, 내가 이 감정을 느껴도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항상 죄책감에 시달려왔어요. 어린 시절 엄마의 투신 자살을 막았고 1년 전 우발적으로 칼을 들고 본인 생명을 위협하려는 아빠를 진정시키면서 나에게 기댈 곳은 없어졌어요 자해를 한 나를 보고 왜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았는지 알게되었어요 내 곁에는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던거였어요 어렸을 때 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나의 우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연히 매체로 접하게 된 아이돌을 응원하게 되었고 그 사람한테 전 제 모든 세상을 보여주고 들려줬어요 그는 저와 닮은 점이 많았고 제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던 사람이었는데 17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그때부터 저는 제 자신을 더 고립시킬 수 밖에 없었어요 방 안에 또 방을 만들고 그 문들을 꽁꽁 잠궈버렸어요 그렇게 저는 하루하루 제 우울과 함께 커져갔던 것 같아요 지난 달에 투신 자살을 계획하고 혼자 3시간을 그 공간에 머물렀어요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전 죽고싶은게 아니었나봐요 그저 살기 싫었던거였어요 제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어져서 내려왔던 것인데 점점 그 의지가 시들고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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