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환자의 4개월만의 외출이었다. 제일 비싸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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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ziokk
·3년 전
우울증환자의 4개월만의 외출이었다. 제일 비싸고 좋은 옷에 가방을 들고 단짝과의 오랜만의 술자리에, 밤거리를 적응하는것을 아무렇지않게 보이기위해 1시간정도 일찍 나가봤다. 약을 엄청 때려먹고 나왔지만 사람북적이는 길거리에 있으니 자꾸 앞만보고 걷게되니 안되겠다싶어 근처 bar를 검색하고 문제의 그 bar로 들어갔다. 신기하게 1층에 입구가 활짝 열린(일반술집같은? 펍같은?분위기의) 곳이었는데 슬쩍 보니 사람이 없어보였다. 들어서자 직원분이 입구 바로 근처에qr코드를 안내했는데, 그때 친구의 전화가와서 '다시전화하겠다'는 통화를 한 뒤 다시 진행하길 두번. 그렇게 두번의 전화통화 후에 qr코드를 찍은 뒤 직원분의 자리 안내를 따라갔다. 그게 문제였다. 갑자기 젊은남자가 나를 잡아끌더니 화를 냈다. 저기요 거긴 들어가시면 안돼요! 무슨 범죄자라도 된.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나는 심박수가 빨라졌고 손발이 떨려 손을 가슴위로 올렸다. 나에게 집중이 되는게 고통스러웠다. 웃겼던건, 난 또. 그와중에도 태연한척 하겠다며 얼굴을 앞으로 내밀며 그에게 귀 기울이고 표정관리 따위를 하고있었다. 이유는 이랬다. qr코드를 찍은 곳 뒷쪽으로 크게 미음자를 형성해서 중간엔 직원들이 있는 주방(?)이고 미음자 바깥으로 손님들이 빙 둘러 앉아야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qr코드찍는곳 옆에 직원들 왔다갔다하는 길을 따라 바의 중앙으로 따라들어갔었나보다.. 날 안내한 직원 입장에선 아무렴 '이쪽으로'라는 말을(비슷하게라도)했더라도 안쪽까지 들어올줄은 몰랐나보다(?)... 뭐 그런거 같더라. 사장님이신가 모르겠지만 그 남성분은 정말 온갖 짜증과 고함을 치며 날 멸시 하셨고. 나는 정말 온 힘을 다해 변명했다. 나는 그저 저분을 따라갔을 뿐인데 왜 화를 내느냐 나는 여길 밥먹듯 드나드는 사람도 아니며 처음 오는 사람이 이 어두운 술집에 와서, 아 요뒷편은 바로 주방이겠구나 하는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이때 '다 알아요~다~'하며 비아냥댈 땐 세상 모두가 날 비웃는 기분에 진짜 어질어질했다.) 내가 일부러 잠복하다가 이때다싶어 주방을 몰래 들어갔겠느냐(정말 산업스파이라도 되는것처럼 취급당함) 그러다 사장님은 갑자기 씨씨티비를 보여준다며 핸드폰을 꺼냈다. 내가 거길 들어간건 사실이고, 직원분의 안내를 오해한것도 사실. 도대체 무얼 확인하고자 그러는걸까. 그때쯤 계속 옆에 가만히 있던 직원분이 자긴 바깥으로 확실히 안내했다는 말을 했던차라 나도 씨씨티비확인에 응했다. 결론은 보나마나. 그냥 내가 들어온게 문제고, 직원은 안으로 오라한적 없고. 저도 그래요 사장님. 당연히 직원분이 저한테 강아지 다루듯 이리와 이리와 하진 않았을거고, 바깥쪽 자리로 안내를 확실히 하는건지 나는 몰랐다. 저는 딱 그거라구요. 저는요. 그냥 저분만보고 따라간건데 그게 그렇게 화를 낼 일이냐 그렇게 사람들 다 있는데서 멸시하고 소리지르고 화를 내며 비웃고 업신여길만큼 뭘 그렇게 큰 잘못을 한거냐구요. 제가 거길 갔다가 뭐라도 만졌나요 한 서너걸음 총총총 내딛자마자 전쟁때 적군 잡아채듯이. 저도 카페 장사해요. 마음이 아파서, 지금 나가질 못하고 있지만. 내 가게가 그딴식으로 손님대접 한다그러면 창피할것같아요. 아니면, 제가 뭘 모르는건가요? BAR는 좀 특별한가요? 뭐가 좀 다른가요? 바닷가지역이라 뷰술집이 많아서 안으로도 빙 둘러앉는 가게도 많으니까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 바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앉았는지 그 바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내가 미리 둘러보지 못한것. 자리를 안내해주겠다는 직원을 그저 앞만보며, 그저 그녀의 뒤통수만 보며 졸졸 따라간 무지한 내가 문제였나요. 사람들을 쳐다보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 계속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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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nay
· 3년 전
마음먹고 나아갔을 때 그 마음먹은 것이 정말 큰 결심이였을 때 벽에 부딪히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 굉장히 좌절이 심해지죠. 그 bar 대응은 잘못되었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그게 아니겠죠. 약을 드실 정도로 몰려있음에도 그 때의 상황과 그때 대응을 생각해내실 정도면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움츠려 들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상대방이 뭐라고 했는지도 기억못하고 그냥 윽박질렀다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약의 효과라고 해도 대단한 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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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okk (글쓴이)
· 3년 전
@Verynay 지루한 긴 글 읽어주시고 소중한 마음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아직도 하루에 몇번이나 생각나서 화가났다 속상했다 그러다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했을까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다시 그상황을 떠올려보다 또 혼자 상처받고 를 반복해요. 말할곳이없어 당연히 제편도 없었는데, 편이 생긴것같이 조금은 덜어진것같은 느낌이에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