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눈 뜨는게 두렵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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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눈 뜨는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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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현재 우울증과 여러 아픔으로 정신과 약을 복용중인 학생입니다. 원래 저는 생각도 되게 많고 남 눈치도 되게 많이 보고 남들의 시선에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주변이 저를 그렇게 만든거 같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우울을 4년째 겪으며 약물치료와 함께 전문가 치료를 병행한지는 3개월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여태 많은 충동들로 불안하고 위태로운 삶을 살았고 아직도 위태롭습니다. 이 깊은 우울과 충동과 불안을 남들에게는 전혀 티내지 않으려는 본능인지 뭔지 때문에 괴리감만 심해져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됩니다. 이런 사소한 스트레스는 감당하며 살 수 있지만 깊어진 아픔이 자꾸 저를 멈추게 합니다. 원래 저는 공부도 잘하고 열심히 하려 하고 운동, 음악 다 열심히 하려는 아이였고 지금도 잘하려 죽을 힘 다해 발악 중입니다. 주변 부담 때문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렇게 살아야 저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저는 이런 사람이었으니까요. 점점 나태해지는, 아니 무기력해지는 제 자신을 아무리 채찍질 하며 다시 일으키려 해도 버거워집니다. 제가 누구였는지, 뭘 하던 사람이였는지, 한심하게 변해버린 제가 너무 싫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주변 부담 신경쓰지 말고 마음을 놓으라고 하십니다. 지금은 네가 무얼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라고. 근데 전 멈춰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아픈게 마음만이 아니라 아픈것에 대해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그런 가족들 때문에 멈춰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 빨리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실은 다 놓아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이런 모순적인 자아가 충돌할 때마다 너무 힘듭니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게 괴로운 제가 감히 내일 살아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눈을 감고 뜨면 내일 아침이라는게, 내일을 또 살아야 한다는게, 내일 또 페르소나를 쓰고 살아야 한다는게, 또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는게, 또 사람들 맞춰줘야 한다는게, 또 학원을 가서 질리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게, 또 새로운 숙제를 받아야 한다는게, 또 무거운 발걸음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야한다는게 ...다 괴롭고 무섭습니다. 저는 형식적인 같잖은 위로와 공감을 바라는게 아닙니다. 지난 4년동안 매일 새벽 소리 없이 울며 소리 내 우는 법도 잊었고 울며 죽어라 생각을 거듭하며 이 상황을 벗어나려 애썼습니다. 현생과 내 내면을 붙잡으며 위태롭게 살아남는 방법을 찾았고 최대한 두 삶 모두 놓지않으려 발악 중입니다. 사람들과 있을 때 얼굴은 웃으며 블르투스 이어폰으로 우울한 노래를 들으며 괴리감을 덜어보려 애썼고 수많은 책과 글도 읽으며 학생으로서의 본분과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본분을 놓지않으려 애썼습니다. 당장 어제로라도 돌아가기 싫은게 제 유년기입니다. 하루하루가 괴로움밖에 없었고 후회라는 같잖은 감정은 느껴지지도 못합니다. 이제 조금 긍정적여졌나 싶으면 다시 내 발목을 붙잡는 우울에 미칠거 같습니다. 망할 이 ***은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저도 제 친구들처럼 맘 편히 웃어보고 싶습니다. 12살부터 남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랐던 제가 아직도 싫습니다. 평범한 어리숙한 아이이고 싶었지만 그것마저 욕심이였습니다. 하루빨리 철들어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이 지옥에서. 내일 학원을 가는게 죽기보다 싫은 제 마음을 누구에게 말하면 같잖은 투정이라고 생각하겠죠. 자해 상처가 있는 손을 꼭 붙잡고 울던 아빠를 생각하며 죽어라 버티는건 아무도 모르겠죠. 한번도 울지 않았던 엄마가 응급실에서 내 응급실 베드에 기대 울던 모습을 기억하며 울부짖으며 버티는건 아무도 모르겠죠. 가족 생각하면서, 아니, 날 힘들게 낳고 키운 부모님에게 드린게 짐뿐인 제 스스로를 자책하며 반성하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3년 전 학교 갈 준비를 하다 현관에서 쓰러져 119를 탔던 그날, 매일 죽고 싶어하던 내가 처음으로 살려만 달라며 기도했던 그날, 달리는 119에서 아빠 검지 손가락 꼭 감쌌던 그날, 눈 떠보니 보이는 응급실 베드에 기대 자고있던 엄마의 등이 유난히 움츠려 보였던 그날, 내가 쓰러진날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를 탓했다는 아빠의 말을 들었던 그날, 그래서 매일을 울었던 날들. 다 생생합니다. 난 많이 사랑하지만, 엄마 아빠는 아플때 로 아픈 딸이 이젠 지겹기도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겁납니다. 그래서 ..건강해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찢어진 내 내면을 붙잡고 웃어보이며 오늘 하루 좋았다고 또 말을 건냅니다. 나는 사랑받지 않기 위해 태어났나 또 신을 탓하며 울다 지쳐 잠듭니다. 아직 어린 15살인데 어른들도 이해못하는 제 내면이 밉습니다. 그냥 철없는 아이일걸, 그냥 텅텅빈 바보일걸 수백번 후회합니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다 이뤄주고 남들에게 상처 줄까 한마디 한마디 조심하며 살며 잘 살려고 했는데 왜 제가 제일 바닥일까요. 친구들 욕하고 왕따하던 쓰레기들도 저기 하늘 위로 날아가는데, 살면서 친구문제 하나 없고 선생님한테 혼난 적 한번 없고 매번 반장만 하고 운동도 좋아하는 활발한 아이였던 나는 왜 이 늪 속일까요. 대체 뭐가 잘못된건지 제가 뭘 잘못한건지 신한테 따져보고 싶던 순간이 수만번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하루하루를 사는기 두렵습니다. 내 죄를 또 하나 쌓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내 죽음으로 내 죄를 청산해야 하는걸까 싶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핸드폰 좀 그만하라는 엄마의 말에 제 자신이 또 한심해 집니다. 어린 내게 신은 뭘 그렇게 바라는게 많은건지, 참 밉습니다. 맘만 먹으면 하늘에 대고 니 ***대로 하라고 소리치고 저기 밑으로 뛰어내리고 싶습니다. 거실 밖에서 들리는 가족들의 웃음 소리에 그 생각을 멈춥니다. 또 책상에 앉아 연필을 듭니다. 풀어도 풀어도 사라지지 않는 문제가 저 같아서 또 우울해집니다. 결국은 또 울다 지쳐 잠 듭니다. 이런 굴레를 깰 수 있는 건 칼 뿐이라 또 칼을 듭니다. 제발 그러지 말라는 아빠의 울음 섞인 말이 기억나 칼을 내려 놓고 쇠자를 집어들고 팔을 찌르고 긋고 손에 구멍 뚫릴 새라 꽉 쥐며 정신을 차립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제 우울이 옮을까 미안해집니다. 당신은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우울은 제가 다 가져가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편히 잠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에 꼬리를 물지 말고 편안히 잠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행복해지실 겁니다. 되돌일 수 없는 강을 건넌 저는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미 비에 젖은 저는 물이 두렵지 않습니다. 세상 아픔과 우울을 가득 안은 채로 꽉 품은 채로 죽으면 되니까요.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아직도 '힘내세요' 라고 타자를 치고 싶으신가요. 할 말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저같은 아이를 더이상 만들지 마세요. 아마 저는 다음 생에는, 엄마의 배에서 나올 때 이번 생에서 숨죽여 삼켰던 울음을 소리내어 울부짖으며 태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전생의 기억을 잊고 웃으며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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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ession
· 3년 전
글 잘 읽었어요. 굉장히 표현력이 뛰어나고, 또 진실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네요. 생각 많고 눈치 잘 보는 예민함은 타고난다고 생각하는데 환경의 영향도 있을 거예요. 그 자체로는 문제될 게 없는 개인의 속성이지만 지나치면 스스로 잘 흔들리게 된달까요. 작성자 님이 위태로운 자기 상황을 인지하고 전문 치료를 받고 계시는군요. 다만 119에 실려 가서야 주변에서 눈치를 채고 3개월 째 치료를 받게 된 게 아닌가 싶지만서도. 그래도 돌이킬 수 없기 전에 약을 먹고 계셔서 정말 다행이예요... 그래도 작성자 님은 자기 아픔과 괴로움을 잘 드러내려 하지 않겠죠.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존심과 그러면 안 되는다는 강박이 있을 테니까요. 이해해요, 저도 한때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가짐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니까요. 사람들은 건강했을 때의 내 모습을 일상이라고 알고 있으니까 바람직한 내 이미지를 지키고 싶을 거예요. 이해해요. 전혀 틀린 마음이 아녜요. 다만 지금은 지킬 수 있는 힘이 떨어져 있고 그걸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요. 그건 댓글의 말미에 언급할게요. 작성자 님이 '깊어진 아픔'이라고 언급한 건 본문 내용에서 미루어 보건대 아무리 발악해도 부서져가는 내 이미지(지금까지 자기자신이라고 믿어왔던 모습) 때문에 거듭되는 '죄책감과 수치심'인 것 같네요. 그렇게나 마음이 괴롭고 아픈데 문제지가 눈에 들어올까요? 너무나도 힘든 인생을 살고 계시네요. 저는 작성자 님의 사연을 보며 과거의 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세세한 내용은 다르지만 저 역시도 많이 발악하고 남몰래 울면서 어떻게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한낱 댓글에 불과한 이 글이, 이 글에 담긴 마음이 작성자 님에게 형식적인 같잖은 위로와 공감으로 닿기를 바라지 않아요. 그저 모든 진심을 담아... 작성자 님이 자신을 돌보면서 행복해지길 바라는 거예요. 작성자 님에게 지금 중요한 건 학교 성적도, 주변의 기대를 완수하는 것도 아니예요. 본인은 그럼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해왔지만 언제나 성과만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이 세상은 사실 공부가 전부가 아닐 뿐더러, 성공한 인생을 움켜쥐어야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예요. 작성자 님은 그 어떤 일보다 실패한 자신을 보듬어안는 일부터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성공한 나뿐만이 아니라 실패한 나도 정말로 소중한 나>라는 삶의 진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언제나 외적인 성과에 삶이 좌지우지되는 불안정한 인생을 살게 되겠죠. 이렇게 마음이 힘든데도 열심히 노력하는 작성자 님은 멋진 사람이예요. 하지만 진실은 열심히 노력해서 실패한 작성자 님도 멋진 사람이고, 지쳐서 결국 열심히 노력하지 못하게 작성자 님 조차도 멋진 사람이라는 거예요. 인생은 생각보다 길어요. 삶의 특정 시기 내가 불만족스러운 행동을 거듭한다고 해서 나 자신이 무가치한 사람이 되는 게 아녜요. 그렇게 믿고 있었다면 자신에게 더없이 가혹했던 것이죠. 작성자 님이 얼마나 사려깊고 착한 사람인지는 본문의 끝부분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본인도 웃지 못하면서 상대방을 생각하며 배려하고 있잖아요. 정말이지... 닮았네요. 그래서 더 끌리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죠. 저는 작성자 님보단 좀 더 나이가 있지만 작성자 님 또래의 소녀 2명과 이미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어요.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게 제 목표 중 하나거든요. 만약 작성자 님도 필요하다면 부족하나마 제가 님의 마음에 힘이 되어드릴 수 있어요. 요새는 카톡 오픈 챗으로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원치 않는다면 여기서 물러날게요. 가끔 마카에 들러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는데 이 글에 담긴 진심이 상대방에게 가닿으면 충분하니까요. 제가 마지막으로 타자를 친다면 '죽지 말아 주세요. 같이 살아요.' 입니다. Identity 따뜻한고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