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에 들어오면 복잡한 기분이 든다. 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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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VyLet
·3년 전
마카에 들어오면 복잡한 기분이 든다. 음... 여러 가지 기분이 있는데, 일단 처음 들어와서 내 글들을 보면 슬퍼진다. 내가 그때 힘들어하면서 남긴 글들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확히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웠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그래도 그때 당시를 서술한 글과 이입된 감정을 통해 나는 슬픔의 정서로 도달한다. 그때와 완벽히 같은 기분은 아니겠지만. 적당히 표현하자면 무엇 때문에 난 상처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자리가 쓰라리고 아프고 따가워서 눈물이 나는 기분이다. 다른 기분도 있다. 다른 사람들 글에 쓴 내 댓글들을 볼 때. 격려의 말. 따뜻한 말. 그런 위로를 내가 다시 볼 때. 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내 글을 읽었을까? 내가 너무 주제넘은 행동을 했나? 내가 별 도움도 안 되면서 너무 설친 건가? 생각도 든다. 난 그다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위인은 안 되니까. 난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봐야 별로 쓸데없긴 하지만. 에너지를 낭비하는 듯한 기분이다. 또다른 기분은 내가 응원하는 사람들 또는 다른 분들이 작성한 글들을 읽을 때 느껴진다. 예전과 같은 일로 고통받는 사람의 글을 읽을 때면, '아직도 극복 못했네'같은 생각이 일부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글을 읽을 땐 '어차피 곧 다른 문제가 생길 텐데'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남들을 보며 생각하다 결국 '내가 뭔데 남의 인생을 평가하나'로 회귀한다. 예전부터 비슷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고 그걸 극복하려 노력도 하지 않는 자신을 비웃는다. 결국 남의 인생에 잣대를 들이밀려고 하는 것도 자조의 한 형태일 뿐. 아무튼 이야기가 좀 빙빙 돌았는데, 결론은 마카에 방문하는 것이 예전보다 싫어졌다는 점이다. 옛날 생각이 희미하게 나서 힘든 것도 싫고, 이곳의 타인과 나를 계속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도 싫다. 난 위로와 동정을 사기엔 너무나 모자란 사람이라서 진심 없는 한마디를 바라진 않는다. 다만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만약 있다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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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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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행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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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작성자님 덕에 두배로 행복하겠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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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오르카l (리스너)
· 3년 전
몸에 난 생채기들도 나아가는 과정중에 가렵기도 하고 덧나기도 하듯이 마음의 상처도 그런것 같아요 되돌아볼때마다 힘들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나아지니까요 얼마나 데미지가 크냐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과거에 겪었던 무언가로 희미하게 기억될 순간이 올겁니다 물론 그동안은 많이 힘들기도 하겠지만요 아직도 극복을 못했네 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라고 하지요 과거에 내가 어떤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유독 더 방어적인 본능을 갖게 됩니다 때때로 그것들이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곤 해요 단순하게 보자면 극복을 못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나아지기도 하더군요 아예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같은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해진 사고를 가지고 대처할 수는 있으니까요 어차피 곧 다른 문제가 생길텐데 라는 말은 공감합니다 제가 느낀 세상도 그랬으니까요 뭔가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문제들이 몰아치고 버거운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또 그걸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나타나고 하는걸 보면 그것들이 무한으로 반복되면서 우리 인생을 구성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 마카님 게임을 좋아한다고 하셨기에 게임에 빗대어서 말씀드리자면 레벨업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것 같네요 초보 시절에는 잔챙이들도 힘겹게 잡아가면서 레벨을 올리지만 또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레벨업을 하면서 성장하고나면 새로운 몬스터들이 나타나곤 하지요 그게 계속 반복되긴 하지만 간혹가다가 예전의 초보몬스터들을 잡을땐, 쉽다고 표현하기도 애매할정도로 편하게 잡지요 게임과 다르게 현실에서 다가오는 이런 문제들은 영 반갑지만은 않더군요 특별한 보상이나 만족감이 있는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우리가 버텨내고 살아가려면 이겨내야할 시련들이니까요 특정문제에 오래 머물러있으면서 해결이 되지 않을때면 저도 종종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곤 합니다 어차피 이거 해봤자 다음엔 더 힘든게 찾아올걸 뻔히 아는데 라는 생각이 크지요 그럴때 가장 도움이 되는건 더 많은 생각으로 그 생각을 덮어버리는게 아니라 그 생각을 멈추고 내가 이만큼 이겨내왔고 가치있는 사람이라는걸 다시 알려줄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버티는것보다는 살아가면서 나를 설레게 할 주말의 약속들이나 내가 속으로 묵히고 있는것들을 시원하게 털어버리고 웃음으로 채우는게 삶에 대한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바꿔줄테니까요 저도 자주 사색에 빠져 많은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보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걸수도 있지요 내가 누군가를 그토록 미워했던만큼 누군가도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라던가 마카님과 같이 내가 뭔데 누군가에게 내 방식을 강요하나 이런생각을 하기도 해요 많은 생각과는 별개로 뭔가 혼자서 하는 자기계발은 영 내키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