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토요일 새벽. 지난 목요일, 태어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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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4월 24일 토요일 새벽. 지난 목요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파서 보건실에 갔다. '그냥 좀 안 좋다'라고만 표현할 수 있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나는 내가 열이 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손은 차가운데 조금 더운 감이 있어서 열이 조금 나는 건가 싶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보건실에서 열을 재니 37.3도가 나왔다. 0.2도만 더 높았어도 귀가 조치되었을 것이다. 힘이 없다는 내 말에 보건 선생님께서는 조금 누워 있으면 될 거라고 하셨다. 진통제를 받으러 간 거였는데 약은 안 받고 누워있게 되었다. 결국 담임 선생님께 입실증을 끊으러 갔다. 37.3도가 나왔다고 하니 선생님께서 꽤 놀라셨다. 이미 20번 넘게 보셨겠지만 또 놀라셨다. 입실증을 받아 다시 보건실에 가 침대에 누웠다. 교복을 입은 채 대낮에 잠을 자려고 하니 잠이 올 수가 없었다. 그렇게 50분간 눈만 감고 있었다. 누*** 얼마 안 되었을 때 담임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워 있는 게 부끄러워 이불을 덮어 썼지만 다행히 선생님은 침대 쪽으로 오시지 않았다. 보건 선생님과 내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나를 신경써주는 거였다. 존재감이 생긴 기분이었다. 누워서 보낸 5교시가 지나고 6교시가 되었다. 나는 교실로 돌아갔고, 선생님은 우리가 자습하는 걸 보시고는 교무실로 가셨다. 솔직히 말해 조금 서운했다. 귀가 조치된 아이들한테는 몸 상태도 수시로 물어봐 주셨는데 난 하루짜리 몸살이라 아무 말씀 없으신 건가 싶었다. 고개를 드니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지만 선생님은 보건실에 누워 있다 온 것에 대해 끝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8교시부터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8교시가 끝나면 오라던 보건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다시 보건실에 갔다. 좀 어떤지, 다른 통증은 없는지 등을 물어보셨다. 이야기가 마무리 될 무렵, 보건 선생님께서 '담임 선생님이 네 걱정을 많이 하셔서 계속 나한테 네가 어떤지 물어보셔. 너희 선생님, 학생들한테 신경을 엄청 쓰시거든. 나중에 담임 선생님한테 가서 직접 괜찮다고 말씀드려. 걱정 안 하셔도 되게.'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서운함이 사라졌다. 앞에서는 잘 못 챙겨주고 뒤에서 애쓰는 선생님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감사했다. 바쁘실텐데. 피곤하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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