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라는 말 많이 들었고 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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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VyLet
·3년 전
나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라는 말 많이 들었고 또 듣는다. 친한 친구든 모르는 사람이든 다들 그렇게 얘기해 주더라. 충고의 말은 언제든 환영이지만 그걸 고치는 게 어려운 걸 어떡하겠는가. 그럼 어떻게 해야 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미숙함과 미련함을 정당화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가 어리고 멍청하고 못나기 때문이다. 그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낀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을 계속 쓰고 있겠지. 그렇다고 내가 발전을 하고 싶은 거냐고 묻는다면 또 그건 아닌 것 같다. 난 지금에 안주하고 싶다. 영원히 못나고 어리고 게으르고 멍청해서 그걸로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살고 싶다. 이상하다고? 그래, 이상하지. 비정상이라고? 그럼 정상의 정의가 뭔데? 당신은 '정상적'으로 살고는 있고? 이 세상의 사람들은 사실 서로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자라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 나도 당신에게 관심이 없고 당신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이것도 그저 -곧 묻힐- 수많은 글들 중 하나일 뿐이고 난 70억의 인구 중 하나일 뿐이며 광활하고 무한한 우주의 티끌로 이루어진 유기체일 뿐이다. 내가 당장 사라져버린다 해도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 빼고는 아무도 모르겠지. 삶을 노력하면서 살아갈 이유를 잘 모르겠다. 즐겁지 않다. 많은 것이 스트레스다. 문제를 잊는 건 궁극적인 해결방안이 아님을 안다. 끊어내고 싶지만 동시에 모순적이게도 끊어내고 싶지 않은 고리. 결정을 하고 싶지만 하기 싫은 이 우유부단함에서 나는 오늘도 또다시 '중간'에 선다. 나의 생각과는 너무 다른 사회인으로서의 삶. 충돌하는 가치관, 갈등하는 나 자신.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 '내 잘못'이라고 모두가 말한다. 그렇다면 더더욱 나 자신을 폄하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내가 잘못되었다면 '불량품'인 나를 폐기해라. 인권이니 정의니 하는 것도 결국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잣대일 뿐이니까. 날 계속 좌절하게 만들 거라면 내게 체념할 권리를 달라. 날 계속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싶으면 내게 포기할 권리를 달라. 계속 벼랑 끝으로 몰아내고 있으면서 정작 뛰어내리지는 못하게 하니 참 부당한 일이다. 난 계속 깎을 것이다. 바위만했던 내가 바늘만큼 작아지고 종국에는 먼지보다도 작아져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깎아낼 것이다. 나도 원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 내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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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전 어느순간부턴 파괴가 아닌 조각을 목적으로 깎는것 같아요. 생각보다 제가 오래 버텨서 그렇게 된걸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