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조현병인 엄마 밑에서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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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중증 조현병인 엄마 밑에서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서포트 해주는 어른 없이 스스로 사회성을 배우고 평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서는 서툴러 또래 집단에서 멀어지기 일쑤였고 항상 사랑이 너무 모자랐던 나는 외로워 인터넷에만 의지하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접한 음성채팅에서 사람들을 사귀었다. 현실 보다 사람을 사귀기가, 편히 말 걸고 다가가기가 쉬웠기에 계속해서 즐겼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매일 함께 놀았다. 대부분의 인연이 남자였고 내 또래는 거의 찾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참 즐거웠다. 그렇게 놀다가 친해져 실제로 만나기도 하면, 가끔 위험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 트라우마로 남을 법 한데 그래도 계속 인터넷을 찾았다. 이미 현실을 돌이키기는 힘들었고 그곳의 애정이 사람의 온기가 마음에 들었으니까. 점점 더 넷에만 빠져 현실에는 소홀해졌다. 내 학창시절은 인터넷으로 가득 찼다. 친구가 없어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다. 이런들 결과적으로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나 이미 나의 세상의 전부가 돼버렸기에 쉬이 놓을 수가 없었다. 여기가 내 세상이었고, 지옥 속의 버팀목이자 도피처였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았다. 그렇게 5년째. 20살이 되었다. 성인이 된 나는 하고 싶은 것도, 이뤄낸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그냥 멈춰서 백수로 지낸지 몇개월. (공부는 이미 한참 전에 놓아 특성화고에 진학했고, 학교에서는 11월 쯤부터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난 괜찮았다. 나에겐 소중한 사랑이 있었으니까.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졌던 사람이었고 서로의 전부를 나누고 이해했다. 우리는 서로 미래를 약속할 만큼 사랑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며 후회로만 가득찬 과거 뿐인 나에 비해, 많은 경험을 하였고 이미 안정된 그를, 나는 계속해서 시기하게 됐다. 그런 나를 원망하는데, 나 스스로는 무엇도 바꿀 수 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는 것이었기에, 이런 마음을 차마 그에게 말하지 못하며 위태로운 시간들이 흐르던 어느 날, 엄마가 우리의 관계를 알아버렸다.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고 나는 그에게 평생을 가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두 번이나 남긴 채 서툴게 헤어졌다. 그 후 당연히 인터넷의 모두와도 인연이 끊겼다. 내 작은 세상이 한순간 전부 부숴진 것이다. 현실이 엉망이어도 날 사랑해 주는 이들이 다른 곳에 있기에 힘겹게 버텨왔던 것인데. 그것이 반대로 현실 도피가 되기도 해서, 지금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 견딜 수 없이 괴롭다. 외롭다. 무력하고 쓸모없는 내가 싫다. 이렇게밖에 못 한 지난 과거가 싫다. 변하지 않는 현실이 싫다. 평범하지 않은 우리 집이 싫다. 엄마가 싫다. 족쇄와만 같다, 무슨 짓을 해도 절대 끊을 수 없는 족쇄. 사람들은 나는 아직 어리니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시작할 수가 있나, 혼자서는 이미 힘이 들어가지 않는데. 고개를 들면 지금도 헛소리를 하고, 미친듯이 울다가 웃다가 화내고 내게 집을 나가라 말하는 엄마가 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왔다갔다 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있기에 대화라는 게 되지 않고, 도저히 상식은 통하지 않으며,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이런 거? 어디 가서 쉬이 말할 수도 없다. 어느 누가 감히 엄마를 욕하겠는가. 아무리 미워도 가족이라고 한다. 이 환경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이상 누가 이것을 온전히 이해할까. 돈도, 능력도, 사랑도, 환경도 없는 나는, 이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나를 만들어야 하지? 나는 그런거 못하겠다. 이제 너무 지쳤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고, 아무것도 못하겠다. 네가 너무 보고 싶구나. 나 그러니까 그냥 죽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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