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취업|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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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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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핑계같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무기력 하다기엔 활발한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딱히 무력감때문에 무언갈 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에요. 근데 3월부터 돈을 벌어야 될 것 같아서 알바라도 해보려는데 그게 시작조차 두려워요. 막상 시작하면 잘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원만하게 해내기는 해요. 그럼에도 시작이라는 거 자체에 두려움이 생겨요. 제가 무엇도 할 수 없을거라 생각하는것도 아니구요. 그냥 시작이 너무 힘들어요. 이겨내고 할 수 있을 정도였음 이악물고 했을텐데 지금은 그게 안돼요. 그냥 숨쉬고 살고 있는게 너무 힘들어요. 남들은 다 출발선에서 신발끈을 묶으며 달리던 걷던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데 전 아직 제 출발선도 찾지 못한 것 같아요. 어쩌면 다 핑계일지도 모르겠어요. 자립을 해보겠다고, 부모님에게 손벌릴 수 없다고 붙었던 대학도 포기하고 일해보겠다 했는데 막상 하려니 너무 무서워요. 그냥 그 두려움이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척 하며 제가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다가도 정말 무서워서 죽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해요. 동생이 있는데 제 얼굴을 볼 때 마다 백수새끼라 하고 취업이나 하라며 핀잔을 줘요. 일자리를 제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제가 당장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시작보다, 현실보다 두려움과 사회에 대한 공포가 앞서는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계속 들으니 죽을것 같고 죽일 것 같고 그래요. 부모님도 안하는 말을 어린 동생에게 듣다보니 무슨 긴 나락에서 빛도없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보면 진짜 나락에 떨어져 우울한 삶을 사는 애 같기도 하지만 저 어제까지 친구들 만나면서 웃고 떠들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더, 제가 그냥 핑계를 대는 것 같다 느껴져요. 출발선은 이미 그어져 있고 새 신발은 아닐지라도 발에 맞는 신발을 찾아신고 뛰고 걸을 준비가 다 된 상태인데 막상 발을 때려니 그게 여간 귀찮은지 그냥 버티고 핑계대는. 그러다가도 발을 때자 마음먹으면 현실이 무슨 공포영화의 하이라이트처럼 정신차릴 틈도 없이 몰아쳐서 아무것도 못할 사람마냥 가라앉고 주저앉아서 우는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머저리가 되버려요. 제 안에서 두 생각이 너무 크게 대립을 해서 제가 스스로를 통제하기가 너무 함들어요. 할수 있다는 놈이랑 절대 못한다는 놈이 서로 싸우는데 그 규모가 너무 커서 다른 생각들, 다른 가능성들은 다 꺾여버리고 남은거라곤 작은 긍정과 부담스러울만큼 커버린 우울과 불안뿐인데, 그 작은 긍정이 뭐라고 죽기 직전에서야 계속 사람을 살리려 들어요..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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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ful110
· 3년 전
매우 공감가네요..저도 비슷한 마음이라 글쓴이님께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저 공감하는 입장에서 제 의견 몇자 적어봐요.. 저도 그러더라구요. 시작이 너무 힘들어요. 머릿속에 생각은 많은데, 아 이거 해볼까 저거해볼까,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이 생기면서도, 할 의지가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에 못옮기겠더라구요. 시작해야지, 하면서 하루, 이틀, 삼일..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어요 저는. 게으름.. 솔직히 말하면 게으름 맞는것같아요. 하기싫어서, 마음은 있는데 막상 하기싫어서 계속 핑계거리 만드는건 아닐까, 나스스로를 두려워 시작못한다며 합리화하는거더라구요.. 그리고 남도 아닌 동생, 가족이 그렇게 얘기하면 저라도 너무 속상하고 더 제 자존감이 낮아질거같아요.. 남한테도 아닌 가족한테 그런말을 들으면, 아 이세상에 내편은 누구지? 이런생각 들 수 있잖아요.. 근데 있잖아요 글쓴이님, 저 이제 막 의자에 앉았거든요. 의자에 앉아 해야할일 하는게, 공부하는게 너무 너무힘들어서 계속 침대에서 누워서 울고, 먹고, 티비보고, 유튜브보고,, 계속 핑계거리만들면서 시.작. 첫걸음 조차 못했었어요, 아니 안했었어요. 근데 지금 글쓴이님 글 읽고, 아 .. 나만 이런생각 하는거 아니구나.. 나만 이런생각때문에 우울하고 그냥 이세상에서 사라지고싶고 죽고싶다 그런생각하는거 아니구나 싶더라구요..(글쓴이님은 저보다는 극단적이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용기내봤어요. 그래, 이런 감정드는거. 그냥 살면서 있을 수 있는 일 인거 아닌가? 가장 중요한건, 멈추는거에요 이상황을. 감정을 다스리는거 힘들지만 우리해봐요 같이. 혼자보단 모르는 사람이여도 아 누군가도 이렇게 느끼는구나 하면, 공감해주는 사람있으면 괜히 힘나잖아요.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이 가장 중요하데요. 누구나 할줄 아는 말이겠지만, 그게 팩트인거같아요. 나는, 나만이 케어할 수 있어요. 나를 아껴주고, 나를 나하나만이라도 믿는다면, 이세상에 못할것 없는거같아요. 통제, 처음부터 100% 하는건 힘들겠지만, 10% 씩 조금씩 해봐요 우리. 할수 있다는 놈이랑 절대 못한다는 놈이 싸울때, 그냥 해보자. 해버리자, 하는 놈이 이기게 하는건 어때요? 할 수 있어, 아니야 난 못해.. 이렇게 계속 반복적으로 생각하며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단, 그냥 지금. 딱 해보는거에요 할 수 있는걸. 행동으로 작은거라도 실천해보면 하루하루 성취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지 않을까요? 횡설수설.. 도움이 되지못했다면 죄송해요.. 제가 제얘기를 하소연한것만 같네요..^^;; 아무쪼록. 우리 포기하지말고. 생각만 하는거 그만하고. 우리 행동으로 옮겨봐요 나 스스로한테 난 결국은 하는놈이다, 증명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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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mindful110 긴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 뼘정도 괜찮은 사람에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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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ful110
· 3년 전
말이 일주일이지, 몇개월째 방황중인 사람입니다..ㅎㅎ 이렇게 고민하시는거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화이팅입니다! 다 잘될거에요! 우리 두려움 뚫고 조금씩 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