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울 자격도 없는데 울고, 힘들어할 자격도 없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그리움|나르시스]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3년 전
더는 울 자격도 없는데 울고, 힘들어할 자격도 없는데 힘들어하고, 살아있을 가치 조차 없는데 살아있다. 나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탓에 이런 무의미한 인생을 연장시키고는 괴로워한다. 결국 그 괴로움은 내 가까이 있는 가장 향기로운 꽃의 향기도, 온갖 더러운 오물의 악취도 맡지 못하게 한 채 가장 가깝지만 먼 곳의 향만을 떠올리게 할 터였다. 그리고 그 향은 내 육체가 디디고 있는 이 세계를 더욱 회피하게 하고 이룰 수 없는 신기루의 뒤꽁무니만을 쫓게 하겠지. 어쩌면 언젠간 그것조차도 질려버려서 방황하는 내 모습까지 돌아와서 회상해보면 너무나도 자신을 사랑했던 나르시스 같아서 그의 결말조차 닮고 싶어질 것 같았다. 그렇게 될 바에는 새하얀 안개 속에 뛰어들어 미소를 짓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나 혼자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나마 적은 고름에 더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겠지. 목을 조르며 매달려있던 나라도 그 무게를 반기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조금이라도 가벼울 때 사라져야 그리움이 덜하겠지. 그리하여 그들 등 위에 내가 사라지면 남은 감각을 비교적 쉽게 지울 수 있겠지. 언젠간 시간이 나를 끝으로 떠밀어보내기 전에 내 스스로가 먼저 헤엄쳐 가 있을 것이다.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이제는 신앙과도 같은 믿음이다.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 내가 마지막에 대한 갈망을 버리고 시간에 순응하게 된다면, 부디 그 아름다움과 비참함에 사로잡혀 노예가 되지 않기를. 언제나 내가 주인임을 깨닫고 일어설 수 있기를. 그리하여 흐름을 멈추지 못해도 그 속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수 있기를. 오늘도 고름을 짜내다 잠들어버린 나에게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를 바란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