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8시대에 깼다. 어제 아빠에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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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VyLet
·3년 전
정말 오랜만에 8시대에 깼다. 어제 아빠에게 편지를 쓰고 눈이 시큰거리고 이마가 쪼개질 것 같고 얼굴이 당겨서 잠을 일찍 청했다. 11시 전에는 잠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새벽 2시에 정확하게 깼다. 그 시각까지 안 자고 있던 친구에게 털어놓느라 2시간을 내리 썼다. 우느라 눈은 더 붓고 머리도 더 지끈거렸다. 친구는 자기 본위로 내 말을 들어준다고 했다.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소리다. 그렇다고 해도 미안한 마음이 썩 가시지는 않는다. 항상 고맙지만 말로 하기가 어렵다. 4시 반이 되어서야 힘들게 잠을 청했다. 8시 40분 쯤에 일어났다. 잠은 금방 깼고 충분히 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총 7~8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제일 먼저 아빠가 어제 보낸 답신을 읽어봤다. 그냥 좋은 느낌이 든다. 어제 친구에게 털어놓은 것도 있고. 아빠도 내 말들을 들어주고 본인 생각도 달아놓으셨다. 가족을 경제적으로 지탱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만큼 중요한 일이 부모자식 간 정서적 교류인 것 같다. 그간 서로 귀찮고 터치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던 것 같다. 가족인데도 불구하고. 아빠는 구정 그러니까 어제 새벽같이 낚시를 갔다. 새벽 5시쯤에 나가시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 그래 놓고 저녁 때가 돼서는 세배하라고 했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가 왜? 아빠도 설날 반나절동안 집에 없었잖아. 그래서 싸웠다. 어제 친구가 그러더라. 집을 나가고 싶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현실적인 준비는 하나도 안 했다고. 일침을 맞았다. 부모님께 서운하고 속상했던 일을 해결하려 들진 않고 그저 '언젠간 집을 나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버텼다는 게 요지였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나도 나약한 어릴 때의 내가 싫다. 좀 더 반항했어야 하는데 참고만 산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아빠랑 대화를 하려고 한다는 것에는 다행이라고 하더라. 특히 '상호 합의' 하에 글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더라. 어른들은 속칭 '꼰대'같은 기질이 있다고 덧붙이면서. 그건 우리 집에선 아빠보다는 엄마가 좀 더 그렇다. 삐딱하게 앉아서 아빠가 나 꾸짖을 때 편승해서 자기 할 말만 하는 거. 아빠는 좀 다르다. 얘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아빠에게 메일로 글을 보낸 건 말로 하기엔 내가 의사소통을 잘 못해서였다. 울고 헐떡이느라 내 할 말도 못하고 아빠 말만 듣는 게 싫었다. 그래서 글로 썼다. 난 싫지 않다. 앞으로도 글을 통해서 소통하고 싶다. 언젠가는 말로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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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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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저도 작성자님과 비슷한 이유로 글이 말보다 더 좋더라고요 더 많은 정성이 더 적절한 어휘로 전달되죠 목소리 라는걸 전 꽤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소통엔 글이 더 좋아요. 그러면 대본읽기 방식을 제일 좋아하는 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