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외래 기록. 병원에 다녀왔다. 저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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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uicide102
·3년 전
1월 25일 외래 기록. 병원에 다녀왔다. 저번이랑 다른 일반의 선생님이 날 맞아주었다. 어떤 문제로 왔냐는 그의 말에 나는 천천히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우울증이 너무 심하고, 자살사고가 너무 강력해요. 가끔은 환청도 들리더라구요. 이번 달에만 자살시도 8~9번은 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나의 말에 그는 처음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걱정해주었다. 진심이었다. 그는 나에게 물었다. “입원하실 생각은 있으세요?” “네” 그렇게 그는 소견서를 쓰기 시작했고, 저번과 다른 상병코드가 찍혔다. F34.12 중증도 기분장애다. 소견서를 읽어보고 주의사항을 말해주는 그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PSY를 떠나 PED로 갔다. 원래부터 보던 교수님이라서말을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 “교수님, PSY에서 입원 권유 들어왔어요.” 교수님은 한***리 입원하라며 나를 다독였다. 자신의 환자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모습 이었다. 가족에게서도 받지 못하는 위로를 다른 사람에게 받고있는 내가 한심해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금식 검사가 있었음에도 한없이 우울해져서 점심을 먹지 못했다. 내 건강도 못챙기는 사람이 나중에 남을 챙기겠답시고 교사를 꿈꾸고 있는것도 웃겼다. 이런 내가 한심하고 내가 더더욱 보기 싫어져서 집에와서 한참을 울었다. 언제까지 울어야 해결이 될까. 난 영원히 이 짓만 반복하다 죽을거 같다. 그리고 날짜 하나를 마음에 새겼다. 평온하다. 이번에는 편안하고 한 번에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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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xiousfox
· 3년 전
당신이 스스로의 건강에 허술한 면이 있지만 남을 챙기고 싶어하는 것은 한심한게 아니라 마음이 따뜻하다는 중거가 아닐까요? 사실 저도 딱히 아는거도 없고 해서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응원해드리고 싶고 안아드리고 싶어요. 서로 모르지만 이 밤에 글을 읽고 너무 걱정돼서 눈물이 나네요.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아프지 말아요. 세상에 바라볼 일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말아요. 주변에 표현하는 사람이 없어도 당신은 정말 소중한 존재예요. 존재 자체로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란 것을 알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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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cide102 (글쓴이)
· 3년 전
@anxiousfox 진짜...너무 고마워요 진짜 정말 너무 고마워요.. 위로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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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xiousfox
· 3년 전
위로 돼서 다행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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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ffine
· 3년 전
내 건강도 못챙기는 사람이 나중에 남을 챙기겠다고 교사를 꿈꾸고 있는 것도 웃겼다 라는 문장이 너무 꽂혀서 댓글 달아요. 생각해보면 어떤 직업에 걸맞는 품성이라는건 단순히 개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나 성격, 그리고 흔히들 그 직업에 아주 완벽하게 어울릴법해 보인다! 라고 말하는 무언가들로'만' 정의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가령 어떤 사람이 어떤 논문을 다각도에서 평가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 표면만 놓고보면 결국 평가를 잘 했냐/못 했냐 로 구분될 작업입니다만, 사실 따져보면 논문을 어떻게 쓰는지(형식,내용, 부연 등)+ 써 본 경험이 실존하는지(시기, 빈도 등)+ 어떻게 썼을 때 잘된 혹은 잘못되었다는 평가를 받는지 등 수많은 것들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교육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으로서 선생님이 아이들이나 학생들을 가르칠 때 명석하고 똑똑한 것도 물론 정말 중요합니다만, 그 어떤 직업보다도 학생들을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 너무 요구된다고 봅니다. 쓰니가 지금 겪는 우울감이나 부정적인 상황들이 훈장이라는 것이 아니라, 겪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감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언젠간 누구보다 힘들었던 이 경험이 쓰니가 제3자에게 뭔가를 베풀 수 있는 지위에 올랐을 때 현명하게 발휘되어 또 다른 누군가가 쓰니로부터 도움을 얻기를 저는 진심으로 빕니다. 그게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베풀어질 수 있다면 너무 값진 선물일 것 같아서요. 물론 타인에게 도움이 되어야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니 추가로 괜한 강박은 갖지마세요. 저도 너무 심적으로 힘든일이 있기 전까진 남들을 하대하고 감정적인 사람들은 똑똑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싫어하고 무시하기도 했었습니다. 예전같으면 맞아 선생님할거라면서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아?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게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방금 이 말에도 저는 쓰니가 상처받지 말고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나를 어루만져주듯이 대해주진 않잖아요. 가끔은 지나치게 고독해지기도 해요 그런 상황속에서. 그런데 위에 제가 태세전환하는 거 보신 것처럼 내 삶의 어떤 순간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비수를 꽂는 말을 했을지라도, 상처를 받으라고 한 악의적인 말(상황)에도 상처를 받으면 안되는데 생각없이 알지도 못하고 하는 말(상황)에까지 상처받고 사는건 지나친 낭비라고 생각이 드네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내 재량권 밖에 있지만,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그에 대한 감정은 내가 선택한 결과입니다. 저도 이 말이 처음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요. 심혈을 기울여 문장을 잘 이해해보세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쉽진 않지만 내가 선택한 바에 따라 나는 우울할 수도 있고 도전하겠다고 느낄 수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구요 특이하게는 날 시험하네?한번 해봐? 재밌네 이거? 하고 재밌는 감정이 들 수도 있어요. 저도 너무 힘든 시간을 겪고있는 수험생 입장으로 혹시 임용 준비하시면 힘내셔서 따뜻한 선생님이 되셨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제 말이 언짢지 않았길 바라며 진심으로 응원해요. 진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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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cide102 (글쓴이)
· 3년 전
@muffine 너무 감사해요.. 장문으로 위로 받아본건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