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없는 것 같아요
중3 이후로 감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어디를 놀러가거나 졸업식을 하면 떨리거나 설레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올라와서 처음 본 중간고사 때도 손을 덜덜 떨며 OMR을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중3 졸업식때부터 그런 감정이 없더군요
졸업식 날 아무 감정이 없었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새로운 학교, 사람들을 만났을 때도 무덤덤 했습니다 집 근처가 아닌 먼 학교로 가서 그런지 아는 친구도 없어 친구사귈라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봤지만 잘되지않아 1년을 혼자 다녔습니다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생활한 일이 대다수였습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란 마음으로 투명인간으로 무덤덤히 다닌 것 같습니다 고3 올라가 수능을 볼때는 떨리는 감정이 없었습니다 공부를 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히려 졸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대학진학을 보면서도 불안함, 초조함 없이 그냥 아무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20대 초반인 지금까지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노력도 하지않고 삽니다 그냥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다 왜 살아야되지? 왜 태어난거지 살기 싫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름의 세세한 자살계획도 세웠지만 죽지 못할 것을 압니다
죽을 용기도 없지만 저는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계흭을 제대로 지켜본 적이 없거든요
최근에는 갑자기 엄마가 아프셔서 병원에 계십니다
병간호 2박3일 하는 동안 아픈 엄마를 봐도 별 생각이 안듭니다
그냥 '아 빨리 퇴원했으면 좋겠다 병간호 안해도 되니까'
힘들다 짜증난다 이 생각만 합니다 이기적이고 못된 거 압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힘듬을 보고도 아무 생각이 없는 것같습니다 뭐 난 어차피 죽을거니까 세상에서 사라질거니까 란 실행도 못할 생각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제 3자의 시선으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쁘거나 슬플때 웃거나 울긴하는데 감정이 있는 것 같으면서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주인공 시선으로 인생을 살았지만
어느순간 제 3자의 시선으로 살며 본인 인생을 방관하고 다른 모르는 사람보듯이 별 감정이 안들며 약간의 기쁨과 슬픔만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 자기혐오가 있었는데 엄마가 아픈 뒤로 자신을 향해 쏘던 화살이 가족을 향해 겨누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족을 안 볼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독립을 해야되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립해 연락 끊고 살면 불화없이 조금이라도 내가 원하던대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저도 제가 왜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요
제3자 말고 주인공시선으로 본인 인생 모르는 사람 보듯이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