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머리맡에 주머니칼과 가위를 놓고 잤다. 도둑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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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침대 머리맡에 주머니칼과 가위를 놓고 잤다. 도둑이 들까 봐, 누가 죽이러 올까 봐 그런 건 아니다. 칼 든 사람이 찾아올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아니다. 차라리 도둑이 들었으면 그래서 지루하기만 한 이 삶에 작은 파동이라도 생겼으면 좋겠어서 마치 오늘 밤에 도둑이 든다는 게 예정된 사실인 마냥 날카로운 쇠붙이들을 집 곳곳에 늘어놓은 채 경계 태세로 살고 있다. 부엌 싱크대 밑 왼쪽 서랍에 있는 집에서 가장 큰 식칼로 누군가 찌를 일이 생긴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갑자기 집에 칼 든 강도가 나타나는 거야. 나는 부엌으로 달려가 칼을 꺼내 들고 달려들어. 강도가 휘두르는 칼에 한두 군데쯤 다치면 좋겠어. 그러다 결국엔, 정당방위로 강도를 찔러 죽이는 거야. 이런 상상을 매일같이 한다. 잠자기 직전까지 온갖 피와 흉기를 상상해 보지만 야속하게도 꿈에는 나오지 않는다. 꿈에서조차 난 평범한 인간 1이다. 내 꿈에서조차 특별하지 않고, 내 꿈에서조차 지루하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식칼을 꺼내 들고 만져 봤다. 날카로운 은빛이 마음에 든다. 은빛을 보면 빨간색이 떠오른다. 검붉은색은 매력적인 색이다. 어느 날 커터칼과 주머니칼을 가지고 밖에 나갔다. 동생 눈앞에 칼날을 가져다 댔는데 눈 하나 깜짝 안 했다. 어차피 난 못 찌를 거라나. 진짜 확, 찔러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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