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엄마가 아파다면 어쩌면 예상된 일인거 같다.
알콜중독처럼 매일 과음하고, 취해서 돌아오니까.
갱년기, 우울증 다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약으로 치료 받는건 다 거절하고, 술로 버티는데
이젠 좀 미련해보인다.
자식에게 피해를 주는건 알고 있을까.
얼마 전에 엄마가 건강검진을 했는데 간 수치가 높고
당뇨가 있다고 나왔다더라.
근데도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신다.
수없이 말리고, 싸우고를 반복했지만 결국 돌아오는건
엄마의 술주정이다.
말리면 말릴수록 어른 일에 간섭한다, 이기적이다, 독하다,
고집 세다 등등 내 욕만 퍼붓는다.
언젠가 술 때문에 아픈 날이 오겠지.
어쩌면 그건 예상된 일이다.
엄마가 술을 마시고, 매일매일 늦게 들어오는 이유는
아빠와 사이가 안좋아서 꼴 보기 싫어서
직장에서 텃세 부리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형편이 좋지 않아서
집이 답답해서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어서
이 이유들이다.
근데 이 이유들이 없는 사람이 어딨을까.
내가 보기엔 핑계 같고, 그저 밖을 좋아하는 사람 같다.
죄송하게도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엄마가 아니었다면
이런 걱정들도, 아픔들도, 간섭도 안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