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 그 경계 어딘가
이곳에 상담 받기 위해 진지하게 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이 글을 읽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다짐 비슷한 걸 하면서 동기부여를 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곧 28살 되는 청년입니다. 소위 말하는 '백수' 입니다. 창피한 일은 아니지만, 주변 친구들은 열심히 직장 다니는데,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우선, 지금까지의 제 이력을 처음으로 간략하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네요.
청소년 시절에 '운동'을 했었습니다. 전공도 관련된 대학교로 입학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나름 '인생플랜'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역하고 나면 이렇고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하자, 라는 계획이요. 어릴 때부터 운동만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했고, 당시에는 그 일만의 기쁨도 있었어요. (자세하게 말씀 못드린 점 죄송해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고 했던가요? 군대에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 인생에서 꼭 이 길이 정답은 아닐 거야, 하고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역 후 저는 방황하기 시작했고, 흘러가는 시간 흐름 속에서 현실에 부딪쳤습니다.
전역 후 일 년은 타지생활을 히면서 '운동'과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나름 거기에 기쁨도 찾았고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퇴사했습니다. 이 회사의 미래, 사람과의 관계 등등으로 퇴사하자고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회상해보면 어렸고, ,당시에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으나 후회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당시 25살, 친구의 소개로 자택 근처의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운동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현실'에 순응한 상태였고, 나름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회사였기 때문에 여기서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비정규직으로요. 그리고 이 년 동안.
정규직으로 될 줄 알았던 내 믿음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같이 근무했던 분들은 무조건 될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바보 같이 믿었던 저도 잘못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해고'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회사라는 건 매정'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차가운 현실. 회사는 '개인'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요.
아무튼, 저는 그 이후 '이상'에 발에 들여놓었습니다. 될대로 되라지, 하는 마음으로.
퇴사 후 한 달 정도 방황 후 무작정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습니다. 제 고향은 시골이었고, 예전부터 도시에 살고 싶은 무의식 뜻에 따랐습니다. 같이 살았던 아부지는 걱정했지만, 당시에는 모든 사물이 일그러져 보였습니다. 특히 '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시기었습니다.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겠습니다. 생각이 많은 나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미래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말이죠.
그리고 저는 지금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이미 제가 선택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하고 싶음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어릴 때 말이죠. 이게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장의 월세 걱정하면서 배우고 싶었던 학교에 지원했습니다. 국비지원 되는 걸로.
곧 2021년 입니다. 나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튼 나는 다음주부터 학교를 다닙니다. 새로운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