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현실적인 것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취업|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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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현실적인 것
커피콩_레벨_아이콘WRYYYYYYYYYY
·3년 전
7살~15살까지 피아노를 쳤다 15살 겨울방학 SUV차량이 걸어가던 날 들이 받았다 손가락 3개 부러지고 갈비뼈 금가고 머리에 상처가 생겼다 손가락이 붙을때까지 피아노를 치지 못했다 손가락이 붙었고 다시 피아노를 쳤다 예전같지 않았지만 즐거웠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가족들이 나 몰래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다 10년가까이 학원비 매달 쏟아부어서 가르치고 있는데 대상을 한 번도 못 받아오는걸 보면 재능이 없고 노력조차 안하는거라고 했다 나는 나때문에 돈낭비하는거 싫었다 미안했다 다음날에 피아노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날부터 21살이 된 지금까지 난 꿈이 없다 그 시절에는 피아니스트가 꿈이였다 예고에 진학하고 피아노 관련 대학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아무것도 없었다 집에선 학원비가 줄었으니 수학학원 보냈다 성적이 오르는게 눈에 보이니 엄마는 기뻐했다 하지만 나는 꿈이 없었고 수학학원이 너무 싫었다 피아노 그만둔 내가 원망스러웠다 집에는 피아노도 없었고 기껏해야 친구집에 놀러가야 잠깐 칠 수 있었다 늘 스트레스가 쌓여있었다 결국 높은 내신점수를 들고 부모님이랑 한마디 상의도 없이 대충 아무 공고에 진학했다 고등학교에서 배운것중에 생각나는거 고스톱이랑 포커, 섯다, 맞고 이런거밖에 없다 그래도 꼴에 공고 갔다고 컴퓨터 학원 보내주셨다 그럴 돈 있으면 피아노 학원이나 보내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재능도 없는 쓰레기인 나는 피아노 배워봤자 쓸모없다고 생각해서 말하지 않고 컴퓨터 학원 열심히 다녔다 자격증도 몇 개 생겼고 학원에서는 자격증시험 한 번도 안떨어진 학생이라고 치켜세워주고 대회도 내보내주었다 국회의원상도 처음 타봤다 국회의원상 받은날 나한테 재능이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엄마는 상받아온거 신경도 안썼다 지금 생각났는데 아마 그 상도 이사올때 버린것같다 난 뭘해도 아무도 신경 안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험도 다 찍고 쳐자고 내신관리 1도 안했다 그렇게 반도체과 *** 지잡대에 진학했다 멀리있는 학교라 자취를 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못하니까 자취때문에 돈 많이 나간다고 욕먹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도 적응을 못했다 수업도 막 빠졌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들이 다 죽고싶었다 이유없이 끓는물을 팔에 부어본적도 있다 교수형 매듭법 검색해보고 밧줄도 샀다 칼이 잘 안들어서 가위로 손목 그어본적도 있다 아프기만하고 멀쩡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피아노 조율 기능사 자격증이란걸 찾았다 피아노를 좋아했었지만 이제 피아니스트는 힘들고 그나마 현실적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다니는 대학에 과랑은 전혀 맞지 않았다 자퇴하고 싶지만 엄마는 어떻게든 졸업하고 취업해서 돈을 벌어오길 바라신다 이제 우리집은 돈도 없고 남은 희망이 나뿐이라고 한다 부담스럽고 죄송스럽다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지만 내가 죽으면 우리집은 어떡하지라는 생각때문에 죽지도 않고 있다 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설명같은거 잘 못해서 생각나는 이야기를 전부 "다"로 끝내봤습니다
트라우마우울괴로워걱정돼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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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ory
· 3년 전
인정받고 싶지만 좀처럼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님, 경제적 현실, 잘하는것과 하고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괴리, 때로는 밉지만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하고 떠날수도 없는 부모님... 저도 마카님 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었었어요. 저번주까지만 해도 그런 문제로 너무 힘들었고, 지금은 잘 맞는 회사에 취직했지만 부모님 기대에 못미치는 회사라서 부모님이 실망하시는 모습도 두눈으로 지켜봤네요... 저도 항상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잇어서 너무 공감돼요. 피아노가 안돼서 공부를 하고, 컴공을 하고, 자격증을 따고.. 마카님 얘기를 보면 참 똘똘하고 뭐든지 잘해내는 사람이엇던 거 같아요. 그런데도 부모님은 인정해주시지 않고 ㅠㅠ 그게 참 속상하네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수차례 거듭했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것, 부모님의 기대" 그 중간 어디쯤인거같아요.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선택지 중에 흥미가 잇는 분야을 공부하고, 부모님 기대는 어느정도 못미치지만 지금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취직을 했답니다. 돈을 벌어서 나중에 내돈으로 직접 하고싶은 걸 하려구요. 조금 늦어지긴 해도, 그때가 되면 내가 스스로 돈을 버니까 부모님의 의견에서 지금보다는 자유로울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요 ㅎㅎ 부모님이 어느정도 실멍하시는건 조금은 무시하기로 했답니다 ㅋㅋㅋ 백퍼 무시는 안돼요 신경쓰이고. 그치만 어느정도는 받아들이기로 햇어요 ㅎㅎ 실망하는 건 무보님 몫이고, 나는 내 갈길을 간다. 나는 부모의 소유물도 대리인도 아니니까요. 힘들겠지만 죽지말고 졸업하고 적당한 직업 찾아 돈을 벌면서 그 돈으로 조율사의 꿈을 더 키워보는 건 어떨까요?? 피아노를 좋아하신다 하셨는데, 어딘가 피아노를 무료로 칠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취미삼아 쳐 보는건 어떨까도 싶어요 :) 비록 같은 상황이 아니라서 제 말이 어느정도로 위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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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YYYYYYYYYY (글쓴이)
· 3년 전
@mindory 감사합니다. 정말 현실적이면서도 확실한 조언이네요. 고민이라는게 말하는것만으로도 조금 홀가분해지는게 신기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