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면 사람이 변하다는 게 맞나봐. 초등학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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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사랑을 하면 사람이 변하다는 게 맞나봐. 초등학생 때 인터넷에서 얼핏 들은 얘기가 있다. 사랑을 하면 사람이 변한다고, 사랑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어서, 흘려들었었는데 지금 기억날 게 뭐람. 거기다가 기억나게 된 계기가 내 친구라니. 일반 마스크도 너무 클 정도로 얼굴이 작고, 예쁘고 쪼그만 내친구. 사랑받아 마땅한 친구. 어느날 나한테 고백 받았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옆자린데 어떻게 지내야하냐고 거절하게 되면 친구사이도 못되는거냐고, 그런건 싫다고. 16년동안 연애한번 못한 나에게 고백받았다고 얘기를 해오다니 골라도 잘 못 고른 것 같다. 물론 그때 시각이 밤 늦게 였으니 깨있던 사람이 나뿐이였겠지만. 연애한번 못해본 만큼 혼자 좋아했다. 나혼자 착각하고, 나혼자 좋아하고, 나혼자 설레고 혼자 상처받기만 몇년이였다. 어떻게 말하면 짝사랑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사랑에 관심은 없었어도, 자연스레 알 수 있던거였다. 그런 마음으로 얘기해줬다. 그 얘가 널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거절해도 너와 잘 지낼거라고,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그리고는 며칠 뒤에 사귄다더라. 축하해. 잘됐네. 그렇게 간단하게 말했지만 마음은 아니였다. 이런 마음은 진작에 버렸어야 했는데 버리지 못하고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다. 때문인지 마음이 너무 아파서 깊숙이 담아두었던 만큼 더 아파서, 엉엉 하며 울었다. 그렇게 운 건 또 오랜만이였다. 머리가 아팠다. 또 눈이 붓겠지만 그런건 아무상관이 없었다.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파서 세게 붙잡은 손목은 이미 피가 나고 있었다. 딱히 아프진 않았다. 더 아픈 곳이 있어서, 아직 너무 아파서. 마음이 텅 빈 듯한 이 공허함은 오랜만에 느끼는 것이였다. 내가 널 이리도 많이 좋아했구나. 천사가 인간들과 함께 산다면 그게 너일거라 생각했다. 태양과 빛이 내려온다면 그게 너일거라고, 그만큼 넌 반짝거려서 너무 예뻐서, 저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만약 우리가 사는 세계가 만화였다면, 넌 아마 만화에 한명씩은 꼭 있는 인기많고 엄청 예쁜 얘 였을 것이다. 그런 너를 나는 왜 1년 씩이나 좋아해서 이렇게 아파하고 있는지, 어떻게 존경에서 사랑이 될 수 있는지 모든 게 의문 투성이였다. 너와 그 친구가 사귄다고 들은 지 일주일이 넘어 널 만났을 때에는 깜짝 놀랐다. 달랐다. 달라졌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갑자기 변한다는데, 조금 걱정스러웠다. 갑자기 날 안는 너의 온기에 조금 얼었다. 그리고는 느꼈다. 아 이제 이 온기는 친구의 온기구나 더이상 그 이상의 온기는 느낄 수 없구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좋아하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걸 축하한다고 장난식으로 말하는 거 뿐이였다. 그렇게 행복한 미소를 짓는데, 그거면 된 것 같다. 크리스마스에 같이 놀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사랑한다면 양보해줘야겠다. 만약 내가 용기가 좀 더 있었더라면, 더 일찍 말할 수 있었을까. 좋아한다고, 좋아하고 있다고. 차라리 내가 남자였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같을 게 뭐람. 하지만 이제 이런 생각은 접기로 했다. 괜히 기대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젠 놓아주려고 한다. 깊숙한 곳에 있던 내 마음을 ,반짝거리는 널, 이제 놓을게. 어른이 되서도 친구로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좋아했어, 많이. 정말로. 그럼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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