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이 떨어집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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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이 떨어집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RLV1
·3년 전
가족의 정서 폭력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집을 구하고, 가구를 사고, 짐을 옮기고, 부모가 저를 찾지 못하게 할 방법들을 알아보며 예비해 둔 날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다 옮겨서 최근에는 자질구레한 짐만 남아 있고, 사실상 지금 당장 가서 살아도 될 수준인데 이곳을 탈출할 때 금전적으로 가장 큰 자본을 갖고 나갈 수 있는 시기가 다음 달이라 그 자잘한 물건들이나마 챙기며 날짜를 보내고 있어요 카톡 말투 등 평소와 모든 걸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데 이미 마음은 새 집에 있는지, 가족들하고 대화할 땐 그냥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자동 대답 프로그램 같은 걸 통해 이야기하는 기분이고 다들 방에 들어가고 혼자 남아 있다 보면 이 시간이 현실이 아니라, 언젠가로부터 제 2020년을 회상하는 추억 속 일부라는 느낌이 듭니다. 굉장히 그립고 아프고 애틋해서, 현실을 모조리 깨버리고 이 추억 속에서 살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했다가 다가올 제 미래가 떠오르면 다시 답답하고 달아나고 싶고 그렇다고 이게 진짜는 아닌 것 같고 자려고 누우면 몸이 좌우로 번갈아 기울어지는 판에 올라간 것처럼 웅웅거리는 느낌이에요 분명 이런 결말을 원했던 건 아니었는데 제 고통을 깎아내리고 스스로를 전혀 믿지 못하게, 오직 가족만이 진리인 것처럼 느끼게 교육받은 잔상이 남아 있어선지 이미 알아차리고 수없이 시도했던 대화들이 짓밟혀버리니까, 그냥 서럽고 서운한데 불쌍하고, 외롭고 진짜 원하던 게 뭐였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나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당연히 돌이킬 수는 없는데, 그 돌이킬 수 없다는 것조차 현실이 아닌 것처럼 제가 지금 어디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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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0
· 3년 전
제게했던말처럼, 당신도 강한 사람이에요. 그 고통속의 상황에서, 옳곧은 마음이 부정당하고, 잔인하고 폭력적인 환경에서도 당신은 이겨나가고 있어요. 이기는것은 버티는 것입니다. 남을 누르는것이 아닙니다. 이기는것은 지지 않는것, 그뿐이에요 당신은 당신의 고통속에서도, 남을 구해주려는 따뜻한 영웅입니다. 저는 당신을 모르지만, 제가 당신을 만났다면 당신의 마음을 사랑했을지도 몰라요. 그것은 이성의 그런 사랑과는 다른, 그저 사랑 그자체 말이에요. 상처 투성이의 몸으로, 현실을 맞서고 있는건 저만이 아니라고, 당신은 그렇게 내게 느끼게 해줬습니다. 있잖아요, 저도 이건 당연한 소리라는것을 알아요. 당연하지만 쉬운 소리. 그것은 "일어나라" 는 말입니다. 일어나세요. 당신은 제게 영웅이에요. 일어나세요. 제게 따뜻한 말을 해줬잖아요. 일어나세요. 그게 대단한게 아니라 해도 제게는 대단한 힘이 되어주었어요. 일어나세요. 제가 믿고 있어요. 당신이 말해준 그말로 나도 세상을 믿기 시작했어요. 고난뒤에 햇빛이 온다고 믿기 시작했어요. 일어나세요. 고통속의 일상에 지지 마세요. 부모님의 폭언에도 지지 마세요. 사람은 반드시 태어난 곳에서 죽어야하는것이 아닙니다. 다 그사람만의 모험이, 삶이, 인생이 기다리고 있어요. 일어나세요. 일상에 지지 마세요. 믿어요. 우리가 가는 그 길을 믿자구요.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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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V1 (글쓴이)
· 3년 전
@Levi0 긴 응원 감사드려요. 저도 마음은 잡았고, 완전히 집을 나간 후에 바로 정신과에 다닐 생각이에요. 앞으로는 애인도 친구도 자주 만나고, 좋은 직장도 잡고, 더 좋은 일만 가득하겠죠. 더 멋진 세상에서 사람의 사랑과 호의를 믿으며 강한 인생을 살아봐요,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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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얼른 자유로와지셔서 평온과 안정감을 느끼시길 빕니다... 님은 무척 이성적이시고 따뜻하시고 결단력이 있으시니 앞으로의 인생을 정말 잘 헤쳐나가실것 같아요 빨리 그날이 오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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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V1 (글쓴이)
· 3년 전
@blueherbe02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제가 듣고 싶은 말을 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계셔 주시니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몰라요. 잘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시작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