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우울증인 걸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요새는 좀 괜찮은가 싶다가도 며칠 안가서 다시 우울감에 한참 빠져있다가 또 잠깐 괜찮다가 다시 무너지고 이런게 반복된게 한 4년이 훌쩍 넘은 것 같아요. 우울한 날이 더 많긴 하지만 가끔씩은 또 평온한 날이 있기도 해서 우울증까지는 아니겠지 했는데 힘든 날이 너무 많네요..
우선 저는 지금 22세 여성이구요.
가난한 집에 태어났고 어렸을땐 몰랐다가 청소년기 지나면서 서서히 우리집이 가난하구나 하고 알게된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처럼 비싼 옷들 입고 좋은 학원 다니는 건 못해도 살면서 기본적인 것들은, 먹고 사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구나 하고 제대로 깨닫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부모님이 자주 다퉜어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싸운 적은 없었는데 아직까지도 그때 소리가 생생할 정도로 아빠는 집안에 있는 물건들 보이는 대로 팔로 쓸어던지고 깨뜨리고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엄마는 하지말라며 소리지르고.. 티비고 주방 물건이고 다 부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벌벌 떨면서 귀 막고 울었던 기억이 떠오를 때면 아직도 눈물이 막 나요.
그날 엄마가 저희 진정시키고 돈 때문에 아빠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많이 힘들다고, 그래서 둘다 많이 예민해져서 이렇게까지 싸웠다.. 이혼 진지하게 아빠랑 얘기했고 우린 친척집에 이사가서 살자.. 이런식으로 얘기를 들었어요. 근데 결국 정이 문제인지 이혼 얘기는 무산이 됐고 계속 같이 살아왔는데 그 이후로도 심한 싸움은 계속 됐어요.
심지어 제가 수능을 일주일 앞둔 날에도 그래서 진짜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고 그냥 죽고싶다는 생각하면서 엉엉 울었어요. 아무리 집에서 못해줘도 꿋꿋이 학생으로서의 본분도 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 선생님 말도 잘 들으면서 살았는데 그날 이후로 일주일간 일부러 보란듯이 수능이 코앞이고 뭐고 폰만 보고 하루종일 누워있고 그랬어요. 다른 때랑 다르게 부모님이 그 모습 보고도 아무 말도 못하더라구요..ㅎ 그리고 저는 예상대로 내신 성적이고 수능 성적이고 수직으로 떨어져서 망쳤어요. 그게 가정 탓만 할 순 없는 거지만 전 진짜 가정환경 탓이라도 안하면 미칠 것 같아서 계속 원망하고 탓하면서 지냈구요. 그 이후로 저희 안보일때 심하게 싸우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희 앞에선 그때처럼 심하게 싸운 적은 없었어요.
어렸을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집이 진짜 못사는 집인게 맞더라구요. 난방비 낼 돈도 부족해서 아직도 불난로 펴서 추위 나고, 물 끓이는 기계로 큰 냄비에 물 끓여서 찬물 섞어서 샤워할때 쓰고, 전자기기 가전용품 이런거 다 지인한테서나 중고로 싸게 얻어서쓰고.. 집 장판 벽지 다 뜯어지고 낡아서 틈으로 벌레 기어다니는 소리 항상 들리는데도 새로 도배하고 장판 깔 돈도 없어서 그냥 그대로 산지 너무 오래돼서 얼마나 됐는지 기억도 안나고.. 나중에 커서 들어보니까 빚도 많대요. 할아버지가 돈 다 날려먹고 빚 잔뜩 져와서 아빠한테 물려준게 빚더미밖에 없어서 아빠는 반평생을 빚만 갚느라 우리한테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아빠도 힘들어서 그랬던 거일 거라고.. 이해는 하지만 그때 온 가족들한테 상처를 준 거는 용서가 안되네요 아직도.
부모님이 저까지 자식이 셋인데 우리 세명 제대로 신경 써 줄 돈도 없으면서 아빠가 고양이는 어디서 데려와서 같이 키우자고.. 데려와놓고선 사료값 아까우니깐 사료 조금만 주고 쥐랑 벌레 잡아먹게 냅두라는 거예요;;ㅋㅋㅋㅋ 진짜 그 말 듣고 어이가 없어서.. 그럼 그게 그냥 우리 눈만 즐겁자는 거지 그게 무슨 키우는 건지; 이미 데려오셔서 어쩔수 없이 키우게 돼서 제가 번 알바비로 그냥 아빠말 무시하고 사료 넉넉히 배불리 주고는 있는데 생각할수록 열받는 거예요. 제가 너무 힘들고 죽고싶단 생각 진지하게 여러번 했는데도 못죽겠는 이유 중 하나가 고양이들이에요. 이미 정도 너무 들었고 우리집에서 키우는 애들이니 책임을 져야 되는데 다들 무신경하고 저만 얘들을 신경 쓴다는게.. 제가 죽으면 그냥 얘네 바로 버리고 굶겨 죽일것 같아서, 제가 없으면 야옹이들 사랑해줄 사람도 없으니까 죽을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못죽겠는 두번째 이유는 엄마예요.
엄마는 저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더 오래 사셨거든요.
엄마도 우리 지키려고, 우리 때문에 버티고 살아온게 아닐까..싶어서.
근데 내가 죽어버리면 엄마가 참고 살아온 그 세월이 뭐가 될까
엄마한테 진짜 불효정도가 아니라 살인을 해버리는게 아닐까 싶어서 도저히 엄마 두고 먼저 못가겠어요.
이 두가지 이유가 아니었다면 난 이미 못참고 죽었을거야 라는 생각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이 모든 근원은 가난인것 같아서 어떻게든 벗어나보려고 지금은 정말 노력중이에요.
취업 학원비 벌려고 거의 쉴틈없이 일해서 지금은 학원비는 다 모은 상태이고 이제 취업 준비에 들어가려는 상태예요.
그러느라 친구들한테 소홀해져서 연도 많이 끊겼고 외로움도 많아졌고 번아웃이 온건지 많이 지친 느낌이에요.
내가 이 깊은 속사정까지 말하고 다닐 순 없고..
그렇다고 말 안하면 다들 '내가 쟤한테 그정도였던거지, 지가 연락 끊고 싶을땐 끊었다가 찾고싶을땐 또 지 멋대로 연락했다가 이기적이다' 이렇게 생각할게 뻔하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친구들도 연락 못하다가 몇년 지나 다시 연락하니까 저한테 좀 시큰둥해진 느낌이어서 많이 속상하더라구요.
최근에 고등학생 약물 자살 사건도 듣고 솔직히 솔깃했어요. 나중에 나도 우리 야옹이도 다 늙어서 끝까지 다 키워내고 엄마도 연세 드셔서 돌아가시고 나면 그때 저 방법으로 죽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더라구요. 지금 적으면서야 아 내가 무서운 생각을 했었구나 싶긴한데..
여러 커뮤니티에 적어봤지만 이렇게 길고 복잡한 글 끝까지 읽어주고 제대로 상담해주는 사람들이 거의 없더라구요.그래서 내용이 조금 더 복잡한데 핵심적인 내용들만 적어봤어요.
저 정말 행복해지고싶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싶어요. 죽고싶은데 못죽는 상황이라 그럼 죽고싶다는 생각이 안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싶어서 도움 요청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