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과거에 대한 벗어날 수 없는 집착과 우울증
26살입니다.
저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욕심 많고
제 뜻을 존중해주지 않는 부모님 밑에서 컸어요.
학창시절 단 한번도 스스로 원하는 학교에
입학해본 적 없고 늘 제가 원하는 학교는 따로 있었지만
부모님이 가라고 정해주는 중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학창시절에도 전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지옥 같았지만
대학만 가면 행복해진다는 말을 듣고 계속 참았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저한테 학창시절은 원래 힘든거고
대학만 가면 실컷 놀 수 있으니 지금은 그냥 버텨라고
저를 세뇌시켰고요. 그 말을 들으며 버텼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그게 부모님이 원하던 대학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에 간 제 주변 친구들은 다들 대학 생활을 즐기고
동기들끼리 실컷 놀러다니고 연애하기 바빴지만,
부모님은 계속 저에게 그 수준 낮은 대학을 다니고싶냐
그 수준 낮은 애들이랑 어울려 놀고싶냐고 말을 해서
저는 너무 낮아진 자존감에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에 갔고 그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문을 닫고 벽이 생겼구요.
수업만 듣고 계속 학교 집 학교 집만 반복하다보니
정말 외향적이었던 제가 어느 순간 친구도 없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친구도 없이 집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심각한 우울증이 왔고 긴 시간 휴학을 했습니다.
제가 휴학을 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동안,
어느덧 제 또래 친구들은 실컷 대학 생활을 즐기고나서
졸업을 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돌이켜보면 저는 이십대에 아무런 추억이 없습니다.
남들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이십대라고
말하던데 저는 즐거웠던 기억도 없고
행복했던 추억도 없네요.
추억이든 졸업이든 취업이든 뭐든간에
다 때를 놓쳤고 이제는 너무 뒤쳐졌다는 생각에
따라가고 싶은 마음도 안생겨요.
추억도 없고 친구도 없고 모든게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죽고 싶은 생각만 드네요.
한때는 친구도 많고 너무나 멀쩡했던 제가
이렇게 망가지고 나니까 이제와서 부모님은
자기들이 욕심 부려서 저를 망친 것 같다고
지금부터 밖에 나가서 친구도 만들고 놀면서
즐겁게 살아라고 말하네요. 근데 과거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 새내기처럼 놀면서 추억을 만들 수 있는것도
아니니까요. 이제는 제 또래 친구들은 다들 졸업하고
취업 준비하니 저랑 같이 놀 사람도 없구요.
하루에도 몇번씩 과거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고
멀쩡한 대학 생활을 보내며 추억을 쌓는 상상을 하지만
현실은 반대고 저 혼자 때를 놓쳤고 모든게 늦었고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 뿐입니다.
대학 시절 추억이 많고 즐거운 이십대를 보냈다고
자랑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심한 박탈감과
열등감에 시달려요. 그런걸 겪어보지도 못하고
나이만 먹어버린 나는 그걸 영원히 가지지 못할테니
평생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겠구나 두렵구요.
확실히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나이 들어서 놀기보다는 저도 어릴때 놀고 싶었는데.
대학에 복학한다고 해도 또래 친구들은 다 졸업하고
어린 애들뿐일텐데 싶구요.
그냥 지나간 이십대 초중반을 되돌려 받고 싶고
보상 받고싶고 과거로 돌아가고싶은 집착과
자살 충동만 끊임없이 드네요.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해야
우울증이 없어질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