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가치...이제 열심히 살아가는게 너무 힘들어요...
저는 초등학생때 부터 너는 선생님하면 좋겠다, 너는 공무원하면 좋겠다. 그런 말을 부모님한테서 계속 들어왔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고등학생 때 아무런 목표없이 공부하는 거에 지쳤고 원서 넣기 하루 전 취업이 잘된다는 학과에 들어갔어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엔 성적이 부족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미술쪽은 돈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또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힘들어하는 저에게 교사가 과연 맞는 직업일까 의심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장학금과 학점이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한 제가 갑작스러운 수술때문에 병원에 아주 짧은? 날동안 있으면서 입원하신 분들을 봤는데요, 그때 약간 취업이 잘되는 과에 들어가서 재미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서 비싼 돈 내며 공부하기 보단, 대학에 있는 동안 만큼은 진짜 내가 원하는 공부를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컴퓨터와 관련된 디자인과로 이동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재밌었고 사실 지금도 재밌어요. 재밌는만큼 열심히하긴 했지만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일년동안 다행히 장학금은 받았는데.. 음.. 다른 사람이 훨씬 더 잘하는 거 같은데 왜 내 등수는 이렇게 높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출석때문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 하는 과제들은 너무 힘들고 지쳐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신감도 점점 사라진 거 같아요. 이제 곧 졸업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요. 저는 사실 제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누가 잘한다고 말해줘도 저는 저에게서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더라고요. 거기다가 이 전공은 대부분 회사가 서울쪽에 있고, 저는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 살고 있고, 아빠 혼자 돈을 버시고 있고, 또 첫째인데요.. 만약 제가 이 전공이 단순히 재미있다는 이유로 취업까지 생각을 하면 서울쪽 집 돈을 과연 내가 책임질 수 있을까, 그만큼 또 내가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러다가 부모님이 갑자기 아파지면 어떡하지? 내가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아파하고 사라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부모님을 집에서 보면 기억력도 가물가물하시고 몸도 자주 부으시고 예전보다 피곤해하시고 그러셔서 더 걱정이 되고 불안하더라고요...
이제 졸업하기 전 거의 마지막 방학인데 지방공무원을 준비해야할지, 아니면 전공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되요... 사실 공무원 준비를 한다고 해도 합격한디는 보장은 ...없잖아요 ㅠㅠ 이도 저도 아니게될까봐 하나를 잡고 집중하고 싶은데 너무 선택하기가 어려워요...
또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내 존재에 대한 가치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 한 번씩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하고...
이제는 억지로 즐거운 척 웃고 있고요. 새벽마다 모두 잠들었을 때 혼자 못 자고 눈 떠서 우울해지는것도 너무 지치고요.
무언가를 열심히해서 좋은 결과를 받아오면 잘했다라는 말보다는 적어도 수고했다. 열심히 했네. 라는 말을 듣고 싶거든요. 그런데 잠깐 잘했다라는 말 한 마디하고 다음 번에도 좋은 결과 기대한다는 말 부응하는 것도 지치더라고요. 또 이 잘했네라는 말은 제가 만들어온 작품에 대한 말이 아니라 제가 받아온 장학금에 대한 말이에요.
동생 요리는 잘했다고 좋다고 말해주는데 저는 항상 이건 별로다. 공무원 준비 해보는 건 어떠니. 장학금 탈 수 있겠니. 라는 말을 들으면요 왠지 모르게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괜히 우울해지더라고요. 또 장학금 받으려고 맨날 밤새다가 종강하고 집에 와서 계속 자면 ‘어디 아프니. 너는 왜 맨날 잠만 자니?’ 그 말 들으면 왠지 모르게 괜히 짜증도 나요.
그냥 모든게 다 지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휴학도 생각해봤었는데... 제 정신이 있는거냐면서부터 시작해서 ..엄마 아픈데 왜 자꾸 힘들게 하냐고 그렇게 말해주는데 그때 너무 우울했거든요. 왜 내가 힘들어하는지, 왜 내가 쉬고 싶어하는지, 왜 내가 휴학하고 싶어하는지 안 궁금해하는 것 같아서. . .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긴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유방암초기라서 고등학생때 수술하시고 계속 검사받으러 다니시는데요. 그래도 제가 말을 하나하면 뭐든지 다 아픈데 왜자꾸 그러냐고 하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나도 지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것 같고 아픈 것 같은데 .. 왜 아무도 알아주는 거같지가 않은 건지.. 알아달라고 바라면서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고했다. 고생했다. 라는 말 한마디 바란건데. . .
이런 내가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어요. 한 번은 너무 힘들다고 얘기하면 그래도 조금은 괜찮아지지않을까 생각해서 말해봤는데 음...괜히 분위기만 우울해지고 나도 힘든데 왜 너만 힘든 것 처럼 얘기하냐 이런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버리다가 결국 저도 모르게 부모님께 내가 죽었으면 좋겠냐는 말을 했어요. 근데 음.. 그냥 나가 죽어라. 라고 답을 들었는데 괜히 이야기 꺼냈다 싶기도 하고 사소한 거같은 일에 힘들어하는 것 같은 내가 너무 한심하고 바보같고, 사람들이 말하는 분위기를 어둡게 만드는 돌연변이나 미꾸라지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긴 한걸까. 나는 왜 살아가고 있고 존재에 대한 가치가 너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주변사람 때문이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엔 그냥 모든게 멈췄으면 좋겠어요. 그냥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나고요... 한번씩 자살 검색도 해보는데 아직은 그래도 얼마나 아플지 모르니까 겁나더라고요. 그런거보면 아직 내가 살고 싶은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저 그래도 나름 열심히 뭐든 해왔던 것 같은데 결과는 왜 이 모양일까요? 그냥 요즘 모든게 다 너무 힘들고 지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