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멋있는 제가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지치고 의욕이 없어져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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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멋있는 제가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지치고 의욕이 없어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othree123
·3년 전
저는 고3입니다. 수능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힘들어 심리상담센터를 찾던 중 이 어플을 발견해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저 너무 힘들어요. 왜 사는 지 모르겠어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는 꽤 열심히 살았거든요. 저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넓은 곳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자'는 인생 목표를 중심으로 진로를 구체화 해나가며 제 미래를 위해 노력했어요. 내신도 상승곡선 그리면서 전교권에도 들어봤고 활동도 나름 할 수 있는 건 다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4월달부터 개인 사정으로 집에서 공부를 해야했었는데, 그때 나태해졌던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4월달은 거의 한달 내내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어요. 근데 저는 제가 누구보다 멋진 삶을 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가 너무 싫었고, 제 모습을 보며 무기력해지더라고요. 그럼 또 나약하게 무기력해지는 제 자신이 싫어 또다시 우울해졌어요. 이런 상태가 두달정도 지속 되었죠. 어떤날은 울다가 밤을 샜고, 어떤 날은 잠에서 깨어나 현실을 보기 싫어서 하루종일 졸았어요. 정확하게는 차라리 졸고 싶어했어요. 그러다가 하루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정말 너무너무 힘들어서 자살시도도 했어요. 사실 제가 주변에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이라 제가 자살한 후에 받을 평가들도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누구나 다 힘건데 혼자 유난이고 나약하게 군다는 평가에서부터 아파트 집값떨어지게 왜 집에서 자살을 하냐는 평가까지 정말 오만생각을 다했죠. 어쨌든 실패했고요. 새벽 3시에 불이 꺼진 제 방에 혼자 앉아있으면 너무 공허했고 우주에서 저 혼자만 남겨진 느낌이 들었어요. 숨쉬기가 버거웠어요. 숨쉬는 걸 멈추고 싶었구요. 개학 후에도 이랬으니까. 저는 제일 중요한 3학년 1학기 내신도 최악으로 마무리했고 의욕이 없어져 독서활동, 생기부 활동들을 거의 못챙겼죠. 그런데 저희 반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저희 반에 전교 1등, 전교 4등이 있었고,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쟤네는 자기의 인생을 멋지게 꾸며나가는 구나. 생각을 하니 제 자신이 너무 초라했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정말 싫었어요. 아무 잘못 없는 그 아이들을 싫어하기까지 하던 제가 정말 싫었습니다. 이 상태는 7월까지 지속 되었었구요. 그러다가 좀 괜찮아져서 지냈어요. 힘들었던 시기들은 다 내가 게을러서 그런거다. 객관적으로 보자. 힘들어도 다들 참고 사니까 나도 참자. 멘탈 강해지자. 나약한 마음 먹지말자. 하면서 뭔가 억누르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8월달 쯤 수시 원서 고민을 시작하던 시기에 상위권 대학을 두고 고민하던 그 아이들을 보며 이주 정도? 또 아무것도 못했어요. 그 후에 괜찮다가 9월 중순부터 집중이 안돼면서 무기력해지더니 예전 증상이 또 이어지고 있네요. 생각해보면 저는 제가 어딜가든 제일 잘나야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도 남들 깔아주기 싫어서. 남들에게 지기 싫어서. 학교에서 상위권만 해주는 컨설팅 받고 싶어서. 이런 것들이었고 남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불안했고 화가 나기도 해서 어쩔줄 몰라했거든요. 너무 무기력해요. 머리가 작동하지 않아요. 너무 멍해요. 국어나 수학 문제를 풀 때 논리적 사고의 흐름이 있어야하는데 그게 안돼요. 하루종일 멍해요. 그러다보니 또 무기력해지고, 나약하고 게으른 저 자신이 싫어지고, 그러다보니 또 무기력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이런 제 모습을 보며 엄마는 왜 그 모양이냐고도 했고 대학은 포기한거냐고 하셨고, 이제는 체념을 하신 것 같기도 해요. 엄마도 제가 한심하겠죠. 저는 지금 누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요. 누가 필기하는 소리만 들어도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저 진짜 왜이러죠? 죄송해요. 상담사분도 제가 한심하시죠? 이 모든 일들이 다 게으르고 나약한 저로 인해 일어난 일인데. 왜 이렇게밖에 못 살까요 저는. 저도 알아요 제가 모든 것의 원인이고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나약해서 징징대는거. 저는 자해도 안해요. 친구들이랑 있을 때 농담 하면서 웃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울증도 아니죠. 공황장애도 없어요. 딱히 가정폭력을 당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큰 사연도 없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우울감을 통제 못하는 제가 너무 싫어요. 아무것도 못하는 제가 싫어요. 누구나 다 거치면서 이겨낼텐데 왜 저만 이럴까요. 근데 여전히 제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런 삶을 살 바에는 쯤에서 삶을 그만두는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진짜 그만하고 싶어요. 아니면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냥 누군가한테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었어요. 글이 너무 두서없죠. 사실 제 이야기가 누군가한테는 별거 아닌 거겠죠. 저도 별거 아닌 걸로 우울하다고 징징대는 고등학생 한명으로 보이겠죠.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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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kyard
· 3년 전
같은 고3이기도하고 성적도 비슷한 것 같아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친구들이랑 있을 때 농담하고 웃고 그래요. 그런데도 우울증이래요. 저도 우울증인지 몰랐어요. 작성자님처럼 그냥 잘 웃고 그러면서 맨날 무기력하게 지내고 마냥 힘들기만 했는데 그게 우울중이고 불안장애더라고요. 저도 괜찮다가 오늘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네요.. 사실 정말 힘들시면 정신과 상담 추천 드리고 싶어요. 정신과 선생님은 정말 제 이야기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어주시거든요. 아무쪼록 도움이 됬을 지는 모르겠지만 꼭 극복해내시길 간절히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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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ou
· 3년 전
고3인생을 이겨내는 사람들은 그만큼 공부를 해야만하는 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이겠죠. 그사람들과 나를 비교할 필요는 없어요. 저도 지금 고3이고, 약 12년을 공부에 어정쩡하게 매달려 살아왔어요. 지금은 대학가는 것은 내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공부는 그냥 학교에 있는 김에 설렁설렁해요(사실상 포기상태) 내가 분명히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공부말고 따로있으니 공부하는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아요. 대학안가도 마음만 먹는다면 뭐든 해낼 수 있고, 고쓰리님이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을 향해 삶을 펼쳐나가시길 응원할게요. 내가 하고싶은일이 남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더라도 그냥 하면 되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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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uuuming
· 3년 전
저도 고3이에요ㅜㅜ 저랑 상황도 비슷하고 생각도 비슷하네요 저도 남들 깔아주는 거 너무 싫어하고 남들 열심히 하는거보면 너무 짜증났어요 저도 코로나터지고 무너지기시작했고 정말 밑바닥까지 한없이 끌려들어가더라구요 물론 지금도 계속 조용히 무너지고있어요... 고통의 크기는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고 본인이 느끼는 게 맞다고생각해요 그러니까 통제하지못한다며 너무 자책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힘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