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줄 아는 것은 글 뿐인데, 과연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요? (조금 깁니다)
suphia87·4년 전
남들보다 학교 졸업이 늦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는 아니구요. 대학교 - 대학원 석사 졸업인데 둘 다 일반적인 경우보다 늦어요.
2년 다니고 2년 휴학 후 다른 학교로 편입 후 졸업 - 대학원 진학 후 3년 반만에 석사 졸업입니다.
사실 통합과정으로 들어갔다가 지도교수님 만류로 석사과정 전환해서 졸업했네요.
문자 그대로 집 바로 옆 4년제 일어일문학과 입학했다가 학교에 적응 못 해 휴학했어요.
편입 준비했는데 잘 안 됐고 복학하기 싫어서 한 해 연장했는데, 그 해 진로 틀어 같은 지역 내 다른 학교 문예창작학과 편입했어요.
초등학교 때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까진 아니더라도 자잘하게 상을 탄 적이 많아요.
중학교 때는 혼자 글 써 보기도 했는데, 남들이 봐 주지도 않을 글 뭐러 쓰냐는 말 듣고 그 이후 아예 접었죠.
그러다 보니 원서 낼 때는 문예창작학과 생각도 안 났고...
휴학했을 때는 그래도 어디 올릴 데가 있어서 제가 야금야금 쓴 걸 올려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그 때 알게 된 사람들 중에 지금도 연락이 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원래 일본어로 편입 다시 준비하려고 했는데, 그제야 문예창작학과 다시 생각나서 거기로 편입한 거죠.
학교 다닐 때 학점관리를 잘 못 했고 시는 못 쓰긴 했는데, 산문 쪽은 그럭저럭 써 냈어요.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이 '문장을 잘 쓴다'였고, 교수님에게 칭찬 받은 적도 있긴 해요.
다만 제가 당시 신춘문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신춘문예 쪽은 생각을 아예 안 해요.
저는 글을 못 쓰는 게 아닐 뿐이지, 신춘문예 나갈 정도로 뛰어날 정도는 아니거든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평론 생각하고 신문방송학과 포지션인 학과로 지망했던 수도권 대학원에 합격은 했어요.
근데 학교 다니다 보니 또 희망 진로가 바뀌더라구요. 원래 공연 보는 걸 좋아했고 지도교수님도 알고 계셨죠.
그 쪽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지도교수님이 '너는 글을 써야 한다'면서 못을 박아버리셨으니...
학생들 리포트 10년은 읽어보셨을 지도교수님이 하는 말이니 괜한 말은 아니겠다 싶었네요.
지도교수님이 소개해준 첫 직장도 지역 인터넷 신문사였으니까요(사수 언어폭력 때문에 6개월만에 퇴사했지만요).
문제는 제가 회사를 여럿 다녔는데 다 1년을 못 넘겼어요.
사수 언어 폭력 때문에 반 년만에 나오고, 이후 들어간 회사는 4개월 다녔는데 경영악화로 나와야 했어요.
아버지 + 아버지 친구분이 시작한 회사 들어갔다가 아버지 친구분 아들놈이 갑질해서 7개월만에 나왔어요.
근로계약서도 안 써주고 최저시급도 안 지킨 회사 3개월 다니다가 바로 옮겨갔는데 옮겨간 회사는 경영악화로 나오고...
3개월 전 간신히 지역 인터넷 신문사 들어갔는데 (첫 직장과는 다른 곳) 거기도 경영악화로 나와야 했어요.
지도교수님이 해 주신 말도 있고, 제가 지금 잘할 수 있는 게 글 쓰는 거라고 생각은 해요.
그렇다고 웹소설은 쓰고 싶진 않고... 개인적으로 웹소설은 소모성 + 자극성이 너무 심하다 생각하거든요.
글은 쓰고 싶지만 무슨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설령 그걸 찾는다 해도 거기에 맞는 플랫폼부터 찾아야죠.
이 시간에 갑자기 생각나서 인터넷을 뒤져보긴 했지만, 소설창작 카페는 거진 다 제가 안 내켜하는 분야네요.
근로계약서도 안 써줬다던 회사 때, 이상하게 일본어가 다시 생각났고 그 이후로 다시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학교에 적응을 못 했을 뿐이지, 일본어를 싫어한 건 아니었다는 생각이 그 때 든 거죠.
지금 간단한 일본어 뉴스는 읽을 수 있는 정도고, 일본 여행 가면 최소한 식당에서 주문을 할 수 있는 정도는 될 거예요.
근데 이걸로 제 밥벌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적은 나이도 아니고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34살) 참 이 시간에 고민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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