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이 없고 아무 이유없이 우울해요.
어릴 적 저희 부모님은 "돈"때문에 항상 싸우셨습니다.
엄마로부터 사랑을 받아본 기억도 거의 없습니다.
거실에선 항상 싸우는 소리, 푸념하는 소리, 가난을 원망하는 소리만 들렸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줄곧 자살을 생각해왔던것 같습니다. 저에게 집은 우울하고 불안한 공간이었고 학업 스트레스도 매우 심했습니다. 학창시절 대부분을 울면서 잠들거나, 자살에 대해 생각하거나, 부모님을 미워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요. 목을 매려고 시도했던 적도 있고 작은 커터칼이었지만 그걸로 손목을 그어본적도 있습니다. 열아홉살때까지의 제 인생은 "가난" 그리고 "우울"이었습니다.
스무살이 되어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고부터는 숨통이 트이는 듯 했습니다. 자유로웠고, 대체로 즐거웠습니다.
울면서 보내는 날도 여전히 있었지만 적어도 우는 날보단 웃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스물 다섯이 된 지금, 첫 취업을 하였습니다. 주변에 약국도 하나 없는 시골 동네에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살려고 하니 다시 예전의 우울감이 제 일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에 회사에 있는 다른 "어른"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입사 초반엔 팀장님에게 혼나기도 많이 혼났습니다. 왜 다들 나에게 조금 더 친절할 수 없는 건지, 나는 왜 이렇게 바보같은건지 하는 생각들에 휩싸여 퇴근하고 매일 울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란 시간이 흐른 요즘,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습니다. 주말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고, 아무 이유없이 눈물이 나고, 가슴이 쿵쿵 뛰고 불안합니다. 기대되거나 설레는 일이 없고 내 인생은 평생 이런 식일것 같고, 뭘 봐도 즐겁거나 행복하지 않습니다. 눈물만 남아버린 빈 깡통이 된 느낌입니다. 별일이 있는건 아닌데도 늘 죽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 미래가 그려지지 않고 어차피 기대될 것 없고 특별할 것 없을 인생, 왜 꾸역꾸역 살아가야만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죽음"으로 가는 버튼이 있다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눌러버릴꺼라는 생각을 매일 합니다. 차라리 누가 날 죽여줬으면, 칼로 찔러서 죽여줬으면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냥 사는게 재미가 없어서 죽고 싶습니다. 모든 것에 의욕이 없고 노력하기도 싫고 귀찮습니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나 할까,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본게 언제인지. 저는 어릴적부터 우울한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우울한 사람일것만 같습니다. 제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