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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인간은 가증, 고독, 욕망, 경제의 두루미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항상 사람들은 연애하고 싶어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결코 그 꼿꼿한 학대가리를 굽히지 않는다.
서로를 지지하는 나뭇가지가 되어줄 모가지 긴 학을 찾는다.
이건 내가 원하는 예쁜 가지가 아니야.
자리를 박차고 떠난다.
그 사람들은 모른다.
당신이 박차고 떠난 학의 모가지는
볼품없이 꺾여 두 번 다시 하늘을 보지 못할 수도
슬픔과 분노에 휩싸여 까만 대가리에 걸맞는 까만 잿더미 몸뚱아리를 만들어버리는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다.
너희들은 모른다.
서로를 만나는 거목의 밑바닥
상처입고 헤매는
꺾인 나뭇가지
겨우 싹 튼 새싹
선천적으로 짧게 자란 가지.
그렇게 이름모를 자들의 대가리를 꺾어가며
원하는 모가지의 학을 찾았어도
너희들의 대답은
"질렸어"
너희들을 힘껏 지탱해준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고 다시 날아간다.
그리고 너희들 모가지론 절대 닿지 못할
만년설을 먹고 자란 가지들을 보며 말한다
"어째서 날 보지 않는거야"
그런 가지들을 보며 밑바닥 가지들은 말한다
"어째서 날 보지 않는거야"
연애와 인연이란 서로를 꺾어가는 까만 대가리 학의 춤
누가 인간을 지적 동물이라고 했나
누가 학을 우아함의 동물이라고 했나
너희들의 모가지도 결국 꺾어버릴거야
너희들의 대가리도 결국 불타버릴거야
너희들의 몸뚱이도 결국 얼룩질거야
.
.
.
하고 밑바닥에서 썩어가는 나뭇잎에
꾹꾹 울분을 눌러담아
선천적으로 짧게 자란 나뭇가지이자 꺾여버린 불쏘시개는
자신의 몸뚱이였던 잿더미로
저주의 편지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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