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4년 전
고등학교 때 친구가 오랜 만에 연락을 왔다
사업이 어려워졌다면서 돈을 빌려달라는거다
2억을 말이다
내 집 대출금과 비슷한 액수다
사정은 딱하지만 이미 내 머릿속에선 답을 내렸고 적당한 거절방법만 생각할 뿐이었다
2억이면 몇 십년을 뼈빠지게 일해야하는데!
이 친구가 빌려주고 도망을 안간다는 보장도 없다
아니 더 이상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고등학교 때의 빛바랜 추억보다 나와 내 가족들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거절했다 그 녀석은 괜찮다고 했지만 애써 쓸쓸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그 친구의 소식을 들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좁은 방에서 굶어 죽은 채로 발견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례식을 다녀왔다
아무도 없는 빈 장례식장 쓸쓸하기 그지없다
내 선택때문에 그 친구가 그렇게 됐다고 후회는 하지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내가 저렇게 안됐다는 보장은 없으니깐
다만 고등학교 때 인기많고 쾌활한 친구의 마지막이 이렇게 허전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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