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우울증이에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아빠가 우울증이에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injeo91
·4년 전
아빠는 우울한 사람이에요. 저는 이걸 중학생 때부터 알았어요. 아빠는 제가 믿을 만하다는 이유로 제가 꽤나 어렸을 때부터, 오빠가(이렇게 부르기도 싫어요) 삐딱선을 타고 (모부님은 이직도 이걸 사춘기라 여기셔요) 모부님과 싸우기 시작할 시기부터 죽고 싶다는 말과 자신의 무겁고 가벼운 고민들을 전부 저에게만 말하곤 했어요. 그리고 저는 중1 때부터 자해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빠의 영향이 클 거예요. 그리고 그냥 제가 접한 미디어들 또한 영향을 미쳤어요. 그건 확신해요. 사실 시작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정도가 점점 심해졌어요. 아빠는 자신이 과거에 한 자해나 자살시도까지 전부 말하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듣고 싶어서 들려달라고 한 게 아니에요. 진로에 관한 것을 이야기 하다보면 꼭 자신의 우울한 이야기로 넘어갔거든요. 미칠 것 같았어요. 아빠는 나한테 해결책을 바라나? 내가 위로해주길 바라나? 그때 받지 못한 사랑을 나한테 받고 싶어 하나? 여러 고민을 했어요. 아마 위로 정도는 제가 해줄 수 있었을 거예요. 그때도 그걸 알고 있어 공감해주고, 힘들었겠다는 말을 꽤나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점점 자라면서 생각해보니,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저는 우울증과 자해 때문에 고2때까지 엄마와 트러블을 겪었어요. 이러다 정말 죽겠다 싶을 때도 아빠는 자신의 우울을 제게 말하기 바빴어요. 제 일을 훤히 알면서도요. 아빠는 어려요. 너무 어려요. 생각이 짧고 자기중심적이에요. 제가 힘들어 할 때는 열심히 모른 척하고 무시하더니 아직까지도 힘든 일은 전부 제게 말해요. 물론 동생이 태어나고나서는 동생이 타겟이 되었어요. 왜냐면 제가 고3 때부터는 아빠가 무언가 말할 때마다 그만 좀 이야기하라 했거든요. 그때는 정말... 정신력이 한계였어요. 진로나 성적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아빠까지 넋두리를 해요. 저는 내향적이고 모든 이야기를 들을 때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친구들과 있는 것도 가끔은 힘들 거든요. 집중하지 않을 땐 그게 고스란히 티가 나서. 아무튼 제 분노와 짜증으로 아빠와의 관계를 어느 정도 잘라냈어요. 문제는 이제부터예요. 동생은 12살이에요. 그리고 말을 텄을 때부터 아빠의 우울함을 듣기 시작했어요. 정말 가관이에요. 어린 애한테 죽고 싶다느니 나는 너희가 아니면 살 수가 없다느니 인생이 재미가 없다느니 하는 말을 늘어놓습니다. 이게 가스라이팅 아닌가요? 계속 이런 말을 해서 내가 아니면 아빠가 슬퍼할 거야! 하는 강박을 만들어요. 사실 이건 이전에 제가 말했어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면 그만 두라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보는 게 사람의 일 아니냐고. 꼭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는 머리가 나빠서 안 된대요. 아빠가 혐오스러워요. 우울하면 병원에 갔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것도 바쁘다고 안 갈 게 뻔해요. 자신이 잘못됐다는 걸 인지하는 걸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인간이거든요. 엄마도 이걸 알아요. 근데 왜 방치해두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막말로 집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는 건 죽어도 싫어요. 제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학교만 가면 왕따 당하는 저도 꾸역꾸역 살아 남았는데 왜 자살을 해요? 이기적이고 화나서 꼴보기 싫을 것 같아요. 가족이라고 말하기도 싫어요. 그럼 나한테 그렇게 기대지 말든가. 진작 상담을 받든가. 어쩌다보니 그냥 아빠 욕이 됐는데... 잘 모르겠어요. 저 사람을 어떻게 하죠? 이제는 동생이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며 아빠가 엄마나 저한테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빠 편을 들어줍니다. 그냥 완벽한 자기 편이 필요했던 거면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일이겠네요. 짜증나게. 정신과를 다시 권유해봐야 할까요? 참고로 저는 어느정도 벗어났어요. 아직 아빠로 인한 강박이 습관처럼 남아 있긴 하지만요. 빨리 집에서 나갈 생각 뿐입니다.
스트레스받아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