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4년 전
밤편지
어느 날, 이 편지를 당신이 보게 된다면 난 기쁘면서도 슬플 거예요
내가 쓴 이 편지를 보게 되는 날엔 난 세상에 없고 당신은 울고 있겠죠
너무 자책 말아요 나의 선택이었으니까
아파도 꾹꾹 참으며 길을 걸어서 어느 순간
너무 아파 걷지 못할 때가 되어 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 길 위에서 계속 후회하며 울고만 있을 수 없었어요
난 남의 상처를 잘 보고 남의 아픈 소리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나의 아픈 상처와 나의 아픈 소리들만 보이고 들려서
다른 누군가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을 지경까지 와버려서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용기도 없었어요
나의 선택을 너무 많이 원망 말고 날 미워하지 말아 줘요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없었지만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니
내가 당신과 함께하며 행복했다는 거 알아줘요
모든 순간이 슬퍼진 지금 난 아주 넓은 곳을 여행 중이에요
여긴 아주 넓어 여행하는 게 오래 걸릴 거 같아요
그러니 천천히 아주 늦게 만나요 우린
빨리 만나면 내가 하고 싶어 하던 여행을 못하잖아요
날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줘요
아픈 기억이 아닌 행복한 기억으로 날 기억해 줘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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