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마음 궁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취업|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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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마음 궁금
커피콩_레벨_아이콘90sjs
·4년 전
정말 정말 궁금합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을 많이 보다보니 든 생각입니다. 가장들은 약도 잘 먹고 열심히 병원에도 오고 직장도 열심히 다닙니다. 그런데 대학생들은 취업을 포기하고 아예 부모님한테 얹히거나 약도 잘 안먹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구직을 안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고 싶어요. 정말정말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제 형제도 대학다니면서 우울증이라는 방패 뒤로 숨어버렸어요. 스펙이 좋은것도 아니고 외모가 준수한 것도 아닙니다. 제 밑에서 일하는것도 거절했습니다. 부모님은 제 형제를 조만간 내보내실것 같고요. 저도 용돈주고 데리고 살 생각이 없습니다. 이 친구가 도데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해라는 노력이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간절하게 한번이라도 제가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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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420 (리스너)
· 4년 전
인간의 뇌는 17세 쯤에 성장이 끝나고 완성이 되는 신체와는 다르게 30대 초반까지도 성장합니다. 뇌 겉의 회질이라는 부분이 완벽하게 성장하지 않은 말랑말랑한 상태입니다. 말씀해 주셨던 가장이라는 분들은 아마 40대 중반정도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나이가 우울증의 심각함의 척도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지만 확실한건 뇌가 완전히 성장하고 난 후와 전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 예로 청소년, 소아우울증과 성인의 우울증에는 커다란 증상 차이가 있다는걸 예로 들어볼 수가 있겠네요. 세계보건국에선 청소년의 정의를 뇌가 완전히 성장한 30살 이후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뇌의 성장 속도는 사람마다 다 다르고 성장을 진행해 나가는 방향(장점, 특이점, 능력) 등이 사람마다 제각각 이기 때문에 정확한 말씀은 드릴 수가 없군요. 형제분의 우울은 본인이 최고로, 제일 크게 괴롭겠지만 혼자만 괴로운 질병이 아닙니다. 가족분들도 마음죽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계실거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저는 마카님의 형제님이 단순히 게을러서 우울증이란 방패 뒤에 숨은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울증은 절대 방패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누구보다 걸린 사람이 제일 괴로운 병입니다. 방패라는 표현보다 몸을 감싸고 있는 가시덩굴이라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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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420 (리스너)
· 4년 전
형제분과 어떠한 대화를 하셨고 하셨을 많은 대화에서 어떤 사실을 알게 되셨는지 조심스레 물어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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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sjs (글쓴이)
· 4년 전
@Milk420 저와 대화를 거부합니다 부모님은 저에 대한 열등감이 심하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부모님 통해서 저한테 일이라도 배워보지 않겠냐고 제안한건데... 아예 구직 자체를 하지도 않고 있고 제 제안도 거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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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starr
· 4년 전
새로운 시작이 두렵고..뭐랄까 난 아직 어른이 될 수 없다 그런느낌?부모님 그늘에서 나오기싫다 그런느낌? 가진게 없어서 잃을 것도 없고 그래서 딱히 뭘 해야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무기력함이 그냥 너무너무 엄청엄청 심해서 그래요. 그만큼 마음의 병이 깊다는거겠죠. 살 의지가 아예 없다고 해야되나 내일 죽으나 모레 죽으나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약도 어차피 죽을테니 부질없다고 생각하는 그런 마음? 제가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 예전에 했던 생각들을 적어보았는데 너무 횡설수설하죠 ㅋㅋ그런 마음이 잘 표현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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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sjs (글쓴이)
· 4년 전
@Littlestarr 감사합니다 잘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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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sjs (글쓴이)
· 4년 전
@Milk420 제가 약사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설득해서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도 하고 약력관리도 쭉 해왔습니다. 거의 외래처방이 대부분인 정신과 옆 약국에서 일년 일했어서 우울증 환자들을 볼 기회가 많았고... 저도 자살 충동때문에 정신과를 다닙니다. 저는 살고 싶어서 일을 많이 해요. 될 수 있으면 딴생각 안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래서 이해를 해보려고 아무리 해봐도 이친구를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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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sjs (글쓴이)
· 4년 전
@Milk420 부모님은 이 친구를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원래 저는 공부를 못하고 이친구한테 기대를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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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420 (리스너)
· 4년 전
아 그러시군요. 부모님이 정말 든든하게 생각하시겠어요. 의학/약학쪽 분이라면 얼마나 인지행동/상담치료랑 약물치료가 중요한시 너무나 잘 아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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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420 (리스너)
· 4년 전
잘 아시다시피 우울증에도 정도라는게 있고 (경증, 중증에서 장애까지) 종류라는게 있고 (공황발작, 불안, 비정형, 조증 조울증bipolar) 같이 아예 상식적인 “우울증” 증상과는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우울증만 오는게 아니라 뿌리가 가까운 병들이 합병증처럼 뭉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잖아요. 사실 진짜 우울증 걸려본 사람도 다른 우울증 걸린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건 불가능해요. (교수님의 말버릇 이십니다) 그래서 하시는 말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머리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건 병이 아니라고 하셔요. 우리가 당뇨나 암에 걸린 사람을 이해할 수 없듯이, 아니 애초에 이해하고 자시고 할게 아닌것 처럼. 우울증도 같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이해하고 자시고 할 문제가 아닌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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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420 (리스너)
· 4년 전
제가 어렸을때 아버지께선 저에게 정말 어마어마한 기대를 하셨었어요. 천재라고 하면서, 얘는 크게 될거라면서. 그런데 그 아버지의 “주관적인” 기대에 제가 미치지 못하니까 저를 엄청나게 질책하고 비난하셨던 기억이 나요. 정서적, 언어적으로 저를 학대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로 저도 심각하게 망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아버지랑 연락하기가 너무 불편하고 가끔 만나면 공황발작을 일으킵니다.. 그에비해 동생한테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으셨고, 동생이 애교만 부리면 아주 살살살살 녹으시더라구요. 그 때 저는 동생한테 정말 큰 배신감? 어쩌면 열등감 비슷한걸 느꼈을지도 몰라요. 에구.. 쓸데없는 제 얘기만 늘어놓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