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기억 다섯번째 신기하게도 힘든 상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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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keller
·4년 전
아버지에 대한 기억 다섯번째 신기하게도 힘든 상황도 계속되면 내성이 생깁니다. 요령도 생기죠. 고3인 저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핑계로 최대한 늦게 집에 들어가고 잠만자고 바로 학교로 갔습니다. 생활 리듬이 망가져 있는 아버지와의 만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었죠. 이후엔 그것도 괴로웠기때문에 독서실에서 먹고 자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죠. 고시원보다는 독서실이 훨씬 싸니까요. 밥먹을 돈까지는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들 중 몇몇이 도시락을 싸다 주기도 하고 라면을 사주기도 해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불안하게 집에서 누워자는 것보더 독서실 책상에 엎드려자는게 훨씬 편했죠. 1년 정도 후 어머니와 아버지가 드디어 헤어집니다. 이때의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어머니와는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 처음으로 저의 대학 입학식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냥 서로 보고 씩 웃었지요. 전우애같은 것이 생긴것 같습니다. 죽거나 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매일 하다가 그 지옥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내 힘으로 깊게 숨을 쉴수 있다고 느껴지는... 이제 우리는 어머니와 함께 외할머니 댁에서 살게됩니다. 가끔 찾아와 난동을 부리거나 전화로 쌍 욕을 하는것 정도만 견디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평화로운 나날입니다. 엄마와 우리 삼남매가 방하나 거실하나인 집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지만 약간 행복하기도 합니다. 외할머니 손을 잡을때는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너무 좋았거든요. 그리고 드디어 이 평온해야하는 일상에 내 안의 지옥이 찾아옵니다. 외부에서 나를 괴롭히던 누군가가 없어지니 내 안에 있던 우울이 나를 갉아먹습니다. 가족들 몰래 자해를 하고 술을 마십니다. 자살시도를 하고 다시 학교를 가고 알바를 합니다. 가끔 즐겁고 대부분 우울합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감사해우울해걱정돼평온해무서워슬퍼스트레스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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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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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fgdjwnrrotsp1
· 4년 전
나는 아버지에게서 아직 벗어나지못했습니다. 마지막문장. 너무너무너무 공감이되는데 표현이안되네요. . 평생. .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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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er (글쓴이)
· 4년 전
@tlfgdjwnrrotsp1 어쩌면 평생 그림자처럼 따라다닐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여기에서 비슷한 아픔을 가진 분들과 얘기나누면서 위로를 받아요. 누구에게도 못했던 이야기를 그래도 이렇게라도 할 수 있어 조금이지만 숨도 더 쉬어지구요. 마카님을 힘들게 하는 그림자가 있으신거죠... 저처럼.. 아주 조금씩 아주 느리더라도 괜찮아질 때가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