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수가 없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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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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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작년 5월에 비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았고 그때 저는 26살이었습니다. 이제 27살이 되었네요. 5번의 항암치료와 6주간의 양성자치료를 무사히 끝내고 6개월동안 면역요법을 받았습니다. 사실 치료를 받는 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방사선 때문에 침이 빠져서 입이 말라서 뭘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튜브를 통해서 영양만 보충하는 수준이었고 지금까지도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먹고 싶은 욕구가 전혀 생기지 않고 어떤 것을 먹어도 맛이 없습니다. 아프기 전에는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먹을 것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암에 걸린 이후로 먹는 즐거움을 얻지 못하다 보니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처럼 밥도 못 먹고 운동도 못하는 제 모습 때문에 우울합니다. 아직 20대인데 젊음을 잃고 폭삭 늙어버린 것 같아요.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이것을 극복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려요
짜증나스트레스고민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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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마인드카페 상담사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4년 전
마카님의 수많은 긍정요소들
#긍정요소
#응원
#극복
소개글
안녕하세요. 사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연 요약
우선 5번의 항암치료와 6주간의 양성자 치료, 그리고 6개월 동안 면역요법을 견뎌오시는 그 긴 시간 동안 정말 힘드셨을 텐데 꿋꿋하게 견뎌내신 마카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치료 자체만으로도 힘든데 마카님의 기쁨이자 즐거움이었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나의 즐거움이 모두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얼마나 더 복잡한 마음이 드셨을까요.. 음식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우울함이 커지며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계시는 마카님께 전문 상담을 전해드립니다.
🔎 원인 분석
비인두암 투병이 진행될 때에 가장 많이 오는 불편함은 바로 미각 상실과 구내염 그리고 침이 마르게 되는 증상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얻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고통으로 다가오니 식사 =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인식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고통 없이 맛을 느끼고 싶은 욕구는 더욱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특히 단맛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세로토닌, 도파민을 분비하여 기분을 좋게 만들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매운맛은 엔도르핀이 분비해 기분을 좋게 하여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며 쾌락적 만족이나 심리적 보상을 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암 투병으로 인해 음식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쾌락적 만족이나 심리적 보상이 감소한 것이 암 투병이 나에게서 모든 만족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어 더욱 큰 우울함이 오셨던 것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아직 20대인데 젊음을 잃고 폭삭 늙어버렸다’라는 마카님의 말씀이 너무나도 마음에 남습니다. 먹는 것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는 결코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마카님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심리학자 조시 와순드하라 (Joshi Wasundhara)는 ‘ 행복은 고통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다. ‘ 라고 했습니다. 즉 고통이 없었던 과거에 맛집을 찾아다니고, 사람들과 먹는 즐거움을 누렸던 것만이 마카님께 행복이고 그러한 것들을 할 수 없는 현실이 불행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현재 마카님께서 현재 가지고 있는 일상 또한 내가 알지 못했던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긍정심리학(긍정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부정을 약화시키는 것을 연구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학 분야) 에 따르면, 부정적인 경험을 할 수 밖에 없는 특정 영역이나 관점에 지나치게 머무르며 지속적인 아픔을 경험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긍정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는 다른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에너지를 쏟을 때 그 상황이 변화하고 행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즉, 나를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특정 방향에만 몰두하면서 마음의 부정 영역을 억지로 변화시키고자 애쓰는 과정에서 더 큰 아픔을 경험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발휘하여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어가고 자신이 긍정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들로 나를 채우는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음식’을 생각해보셨을 때, 마카님께서 음식에 대해 어떠한 점들을 좋아하셨는지를 한 번 생각해봐주세요. 무조건 먹는 행위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요리를 좋아해서 음식도 좋아졌거나, 맛집을 가서 예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셨거나, 분위기 좋은 곳을 가는 것을 좋아하셨을 수 있지요. 만약 요리를 좋아하셨다면 현재 요리를 하며 맛보지 못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리를 하며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맛집에 가서 예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셨다면 이제 더이상 맛집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예쁜 사진이 들어간 음식 책을 보거나, 지금껏 마카님이 찍어오신 사진으로 음식 에세이를 써보거나 혹은 이제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풍경, 예쁜 디자인을 찍는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러한 행복을 놓치지 않고 탐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하루를 마감하는 밤 시간에 하루 동안 좋았던 일, 잘된 일 3가지를 한번 떠올려보고, 그것의 원인을 기록해 보도록 하는 것이에요. 이것을 함으로써 나 자신에게 현재 불행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행복이 깃들어 있었다는 것을 꼭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전보다 맛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음식의 즐거움으로 인해 찾지 못하였던 더한 행복과 즐거움이 마카님께 있을 것입니다. 이것들을 잊지 마시고, 꼭 탐색해주세요. 진심으로 마카님의 행복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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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Day365 (리스너)
· 4년 전
마카님께서도 많이 힘든시간을 보내고 계신것같아요. 그래도 잘견디고 계신 마카님께 잘하고 계신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아픔이 지속되며너 입맛도 없어지고 이전과는 달리 욕구같은 것이 줄어드신것같아요. 그러다보니 마카님께서 먹으면서 풀던 스트레스도 어찌보면 남아잇을 수 잇다고 생각이 들고요. 우선 마카님께서 스트레스를 풀수잇는 다른것들을 찾아보시는것도 좋을것같아요. 책을 읽는다거나 글을 쓰신다거나 영화 등을 보시면 그 영화에 감상평을 하나씩 남겨보시는 등 말이죠. 마카님께서도 많이 답답하시고 힘드시겟지만 지금처럼 치료 잘 받으신다면 드시고싶은 음식들도 드시고 운동도 서서히 하실수잇는 날 또한 금방 다가올것이라 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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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ichiki
· 4년 전
우와 상담사님이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고민 원인분석에 감탄하고 갑니다. 덕분에 저도 행복에 대한 고찰을 하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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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young219
· 4년 전
저는 20살에 뇌암으로 학교기숙사에서 병원으로 실려갔어요.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6개월에 재활은 아직까지 하는중이며 3개월 단위로 MRI찍으면서 그냥 이렇게 살고있어요. 많이 힘든거 누구보다 잘 알아요. 이럴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이런말 안할게요. 먹는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50키로라서 해드릴 말이 없어요. 하지만 취미를 가지는게 스트레스 해소에는 직빵인것 같아요. 저도 치료받는다고 머리카락도 다빠지고해서 우울증이 너무 심하게 찾아오드라고요. 그럴때마다 취미로 피아노를 쳤어요. 그러니까 우울한 생각이든 잡생각들이 많이 사라졌고 오롯이 피아노에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사람들 많이 만나면 나도 모르게 긍정적인 생각들로 가득할거에요. 정말정말 힘내세요 꼭 완치되길 빌게요. 우리 아직 청춘이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