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종잡을 수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조울증|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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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종잡을 수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luneberry
·4년 전
안녕하세요,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한 학생입니다. 심리상담을 몇번 받아봤음에도 상담이 끝나면 다시 기존의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이 몇차례 있어 정신과를 가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저의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조금 길어질 것 같네요. 저는 대학원에 들어오기 전부터 제 전공인 컴퓨터공학에 필요한 실력인 코딩실력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들어오라는 지도교수님께 휴학없이 달려온만큼 제 자신에게 약간의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의사 표현까지 했었죠.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학부연구생부터 하던 연구가 끊기니 일단 들어와서 천천히 하면 된다고 하셨고, 저는 그에 따르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자신이 있었던 이론에 비해 코딩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았고, 거부감을 넘어 공포감에 이르는 지경에 왔습니다. 교수님께서 갑자기 초치기로 결과를 부탁하시면 가슴이 답답해짐과 동시에 머리가 하얘지고 숨도 잘 못쉬겠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부모님께 카톡을 겨우겨우 써내려가다보니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결국 미루고 미루다 다른 분께 일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교수님께서도 다른 분께 신경을 써주시고 저는 자연스럽게 지도 순위에서 밀리게 되더군요. (잘 하지도 못하면서 또 열등감은 어마무시합니다. 주변에 예민해서 그런지 상담때 항상 거론되었던 주제였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나중에 취업을 해서 먹고 살기는 해야할 것 같아서 대학원에 아직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길을 찾아야할까(취직)" 와 "내가 적성 운운하면서 회피만 하고있는건 아닐까(대학원)" 사이에서 열심히 줄타기하고있다보니, 하루에도 수십번 [내가 할 수 있을까]와 [이런식으로 하면 성공적이지 않을까] 사이의 부정적-긍정적 감정을 왔다갔다하는 듯 합니다. 혼란스러워서 지치는 수준입니다. 긍정적 감정일 때는 정말 장밋빛같은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정도입니다. "지금부터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고, 코딩 실력을 늘리기 위해 풀었던 문제들을 기록하고, 읽은 논문들을 정리해서 올리고, 지금 연구중인 주제에서 부족한 부분만 조금 더 연습하면 될 것 같은데? 이정도면 포트폴리오도 되겠지? 솔직히 아직 나이도 어린데!" 의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신감이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부정적인 생각의 끝을 찍고 들어갑니다. "일단 졸업은 할 수 있을까, 간단한 논문인데 구현조차 못하고 있는데 할 수는 있을까, 모든 사람이 첫 직장은 힘들어도 대기업에 가라고 하는데 이 실력으로 가능할까, 교수님께 이미 눈 밖에 난 것 같은데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어떻게 하지, 이 분야 말고 다른분야 하면 잘할 수 있나.." 끝도 없이 부정적인 생각들이 이어지기 시작합니다. 연구실에서 이 상태를 반복하다보니 엄지손가락은 굳은 살을 뜯어내서 피가나기도 하고 손톱을 물어뜯기도 하고 한동안 모니터를 보면서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가 집에 오면 힘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이러면 안된다는걸 계속 생각하지만 너무 힘듭니다. 집중력 부족의 문제인걸까요, 혹은 조울증의 문제인걸까요. 아니면 지금까지 받아온 심리상담처럼 제 자신을 칭찬해주고 아주 조그만 것이라도 해보려는 노력을 해야하는 걸까요.. 그러기엔 뭐라도 해야한다는 강박과 공포가 더 커서 답답하고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횡설수설 말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행동이나 생각들이 있다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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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dledang
· 4년 전
일상 중간중간 잠깐의 여유를 갖고 한번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보는건 어떨까 싶어요. 눈물날 정도로 힘들다니... 확실히 마음의 휴식이 필요해보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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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eberry (글쓴이)
· 4년 전
@!952d6cf906de0ec12ac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 스트레스를 회피해봤자 대학원에 날린 1년 반의 시간과 뚜렷한 재능이 없는 제가 남게 되는 것 같네요.. 다시 학부생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고싶은걸 밑바닥부터 시작하자니 부모님은 금전적으로 힘들어하시는게 느껴져 죄송할 따름입니다. 하고싶은 일은 몇번이고 현실과 타협해서 취업 후로 일단 미뤄뒀고요. 기껏 조언해주신분께 한없이 우울했네요..죄송합니다.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에서 조금 머리를 환기시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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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eberry (글쓴이)
· 4년 전
@himdledang 대학원에서 논문 실적을 내야하고 그에 맞춰 실험을 계속 요구하니 주말에도 마음 편히 못쉬었던 것 같네요.. 저만의 시간이 절실한데 사회는 끊임없이 다음단계를 요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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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dledang
· 4년 전
스트레스 받고 힘든게 당연해요 사람은 기계랑 다르니까요.. 몇분만이라도 좋으니 마음 편하게, 명상하듯이 생각을 비워내서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되길 바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