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장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자살|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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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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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안녕하세요? 으음, 어떤 말로 시작하면 좋을까요.. 얼마 전 정신병리와 관련된 테스트를 받았어요. 그랬더니 우울과 분열만 낮게 나오고 전부 높은 점수를 받았더군요. 가장 놀랐던 부분은, 제 자기애성, 반사회성이 몹시 강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반사회성에 대한 건 제가 점점 통제할 수 있게 되고 있으니 자기애에 대해 더 많이 다룰 거예요. 먼저, 반사회적인 성향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저는 타인과 공감하며 대화하고, 또 진심으로 감동하고 울 줄도 압니다. 그런데 제 안에는 좋지 못한 구석이 있나봐요. 어느 선을 딱 지나거나, 내가 정한 수준에 못미치면 전부 가볍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정말 아끼는 우리 가족들이 상처 받을 때가 있어요. 불법적인 일을 특별히 한 적은 없지만, 습관적인 거짓말 때문에 오히려 자아정체성이 희미해진 상태인 것 같기도 해요. 흔히들 싸이코, 소시오패스라 하잖아요? 저는 아무리 떠도는 테스트를 해봐도 측정불가 혹은 가능성 희박하다는 결과만 나오더라구요.. 사실 전자는 좀 무섭긴 하지만.. 다른 하나는 타인에게 절대 내 기준을 낮춰주지 않는다는 거. 융통성은 있지만 기준은 기준이에요. 그래서 남에게 관대하지 못하고,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어요. 자기애에 대한 배경은 좀 길겠네요. 아버지도 보면 제게 좋게 대할 수 없는 가정환경에서 자라셨던 것 같아요. 제가 그 시대의 발상을 이해하기 싫었지만, 아빠도 힘들게 살아왔으니까요. 그렇다고 정당화 시킬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4살 아이에게 자살 생각을 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힘들게 사셨나봐요. 제게 별 다양한 걸 다 가르쳐 주셨어요. 유치원에서는 낮잠 재울 나이에 한글도 영어도 한자도 뗐던 것 같아요. 수학 문제를 풀기 싫어서 자주 나오는 문제나 비슷한 패턴의 연산 문제들이 나오는 걸 정리하고 암기해서 답을 적었어요. 더하기와 빼기는 N극 S극 위에 자연수를 늘어놓고 더하기는 N극으로 m만큼, 빼기는 S극으로 가되 다음 자리 수가 필요하다면 대칭점으로 이동해서, 혹은 0~9까지 나타낸 띠를 팔찌처럼 둥글게 말아 붙여 푸는 식이고, (x+1)^2를 구하려면 x^2에 x+x+1을 더하면 된다는 것도 알아냈었어요. 당연히 팔찌를 직접 만들 거나 저 식을 만들거나 하진 않았어요. 굳이 수고를 자처할 필요하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물론 당시에 x라는 개념을 몰랐지만 어떤 수든 되더라구요. 그래서 만들어놓고 11*11이 필요할 때면 100+10+11. 이렇게 풀었어요. 너무 어린 4살이었는데요. 그렇게라도 빨리, 정확히 정답을 적지 못하면 몇 대 맞았거든요. 책을 찢어버리기도 하시고, 내복만 입은 채로 한겨울에 내쫓기도 하셨어요. 또, 상자 속에 들어가서 부부싸움이 끝나길 빌었어요. 기적처럼 분가하고, 다시 합쳤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처음엔 냉랭했지만 동생이 크고 나면서 점점 화목해졌거든요. 초등학교 1학년 이후로 전반적으로 바뀌었어요. 저는 공부에서 손을 놨고, 가족은 가족답고 사람이 사는 집으로 변해갔어요. 예전에, 제가 공부를 하고 답을 맞출 때마다 환해지는 부모님의 얼굴 하나만 믿고 공부했었어요. 그래서 더 칭찬에 집착하곤 해요. 쓰면서 눈물 나와요😂 제가 앞에 썼던 걸 많이 잘라내서 연결이 어색할 수 있어요. 가독성 높이려고 그랬는데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겠네요. 미안해요. 당시에 지나쳤던 저의 감정들과 한순간에 사라진 애정으로 인해 생겼던 상처가 저도 모르는 새에 곪았었나봐요. 칭찬을 해줘야 직성이 풀리게 됐으니까요. 자기애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잘 모른다던데, 전 특이 케이스인가봐요..? 칭찬에 집착하면서 사람을 속으로 재단하듯이 평가하는 제가 잘못됐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도움을 받고 싶네요. 커뮤니티에는 자기애 강한 상대를 기피하는 ‘대처’법만 있지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스스로 칭찬과 비판의 영향력을 극복해내는 방법은 없더라구요. 더 이상 남에게 피해주기 싫은데, 저를 조금만 도와주시겠어요? 노력할게요.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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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cb6e4136a511f8f281a 감사합니다. 여러번 읽으면서 눈물 몇 리터 뽑은 거 같네요 ㅋㅋ.. 저의 약점을 타인에 대한 척도로 세우고 있다는 부분에서는 늑골 몇 개 나간 기분이었습니다😂 어린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정말 필요했어요. 미숙함을 성숙함으로 꾸며내고 포장해서 눈과 귀를 닫아야만 웃으며 살 수 있었어요. 그런 부분을 잘 잡아내주신 것 같아요. 사실 중학교 이후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열심히 부정해왔어요. 잘못됐다. 사랑을 내가 왜 원하나? 하면서요. 그런데 이젠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듣고 싶은 말을 너무 잘 해주셨어요. 좋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많이 말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