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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울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먼 그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qwerty357
·4년 전
기억력이 아주 많이 망가진 사람입니다. 순식간에 기억이 사라지는 증상을 겪고 있어요. 몸이 스스로 기억하지 않으려고 하는건지 머릿속에서 지금 진행중인 생각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저의 우울함을 벗어나는 길은 누구보다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지금 나의 모든 문제가 결국 하나의 문제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끝없이 나를 상처 입히고 괴롭히는 모든 문제가 전부 나를 향한 나의 혐오 때문이라는 것을 이미 알아요. 하지만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나를 미워하게 만든 이유가 기억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질척한 감정의 덩어리를 헤집고 내가 나를 미워하는 이유를 찾아낸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평생을 이어온 우울의 철로를 스스로를 향한 증오로 틀 만큼 거대하고 진득한 것이었다는 느낌만 알고 있습니다. 감정에 대한 느낌은 머릿속이 아닌 피부에 스미는 감각인지 잊혀지지 않고 소름돋게 되새겨집니다. 그 느낌은 아주 징그럽고 역겨운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이기에 저는 스스로를 진흙 웅덩이로 밀어버리고 넘어진 뒷통수에 침을 뱉고 증오스러운 욕을 하는 사람이 되었을까요. 분명 이렇게까지 나를 박해하는 이유가 있을테지만 그 이유를 까먹어버렸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야 나를 용서할 수 있을 테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게 되었으니 대를 이어온 관습처럼 스스로에게 야속하게 굴게 됩니다. 제 행동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저 그래왔던 이유가 있겠거니, 그 느낌이 틀렸을 리가 없겠거니, 하고 행동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기억의 잔해를 수없이 헤집어 보아도 잃어버린 조각이 더 많은 퍼즐처럼 도무지 처음의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유를 떠올리는 것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다시 제 내면을 뒤엎어 제가 스스로를 해치게 만든 원인을 찾아야 할까요, 찝찝하지만 모든걸 묻고 넘어가야 할까요. 저를 이유없이 증오하지 않는 사람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어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힘들다혼란스러워화나불안해답답해무서워우울해공허해무기력해슬퍼스트레스받아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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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63
· 4년 전
기억력을 잃는다고 느끼신다니 먼저 유감입니다.. 자신을 도대체 왜 싫어해야하는지 모르는 지경까지 가시게 된건가요? 가족관계 친구관계 등 여러가지 이유로 생겼을법 그냥 자기 자신을 싫어하고 증오하게되는일은 없을거에요 일단 기억이 나지 않아도 어렸을때부터 성장해왔던 그 시절 부터 지금까지 내가 무슨 좋은일이있었고 싫었던 일이 있었는지 또 뭐에 감사하며 살았고 싫어하게되는걸 알게되었는지 사소한거 하나하나 부터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나 자신을 증오하고 싫어하고 우울감에 빠지면 그 우울의 늪에서 발버둥을 치게되니 더욱 깊이 빠지겠지요 빠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해보시는게 좋을거같아요 정 기억이 안난다면은 하루 하루 살아가며 사소한일에 감사하게되는 일이라도 찾아보는건 어떨까요? 저는 자살시도를 여럿했지만 죽지않았던것에 감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얘기를 보며 얘기를 같이 나눌수 있는것에 또 감사하고 손이있어 감사하고 눈이있어감사하네요 벌써 이렇게 많은 감사함이 와닿는데 글쓴이분도 분명 찾을수있을거에요 행복한일은 만들어가면 되고 자연스럽게 생기게될거에요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감사한일을 찾아보는건 어떨까요? 도움이 될지 모르는 얘기로 위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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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happyday
· 4년 전
저는 특정 기간 동안 일어난 일들이 송두리째 날아간 것처럼 기억이 안 나요. 잃어버렸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네요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일들은... 아주 드문드문 남아있어요. 두들겨 맞은 날들. 몸이 뻣뻣해져서 혼자 힘으로 걷는게 어려워진 시기. 멍하니 밤하늘을 보면서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수없이 되뇌던... 새벽. 저는 10대, 20대 초반의 기억이 잘 안 나요. 쉽게 떠오르지가 않아요. 그래서... 처음엔 의아하게 생각했다가, 이대로 영영 기억을 못 찾는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했어요. 계속 기억이 하나둘씩 사라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무섭고 겁도 났고요. 마카님이 올려주신 사연을 제 경험과 동일시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겪었던 일들. 기억하려 해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로 마음고생을 한 부분이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댓글을 남겨봅니다. 사연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날이 춥네요. 마카님도 저도 오늘 하루가 따뜻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일게요.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