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직만 6년, 직군을 옮겨야할지 고민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불안|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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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직만 6년, 직군을 옮겨야할지 고민입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Araksha
·4년 전
저는 22살에 회사를 다니기 시작해서 이제 30살입니다. 그동안 총무직을 6년정도 했고요. 사실 총무보다는 사무보조가 더 어울리네요. 총무, 아니 사무보조는 정해진 업무가 없어요. 계산서나 서류를 정리하고 사무실이나 치우는게 일이죠. 바빠지면 간단한 노무나 운반, 포장같이 단순업무에 투입되기도 하구요. 근데, 제게는 쉽지가 않네요. 6년 째 총무일을 한다지만 회사를 7번 정도 옮겼어요. 짧으면 두 달, 길면 2년이지만 마지막은 늘 그만두게 됩니다. 지금 회사는 7번째고 지인 추천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면접 분위기는 좋았는데 전 왠지 불안하더군요. 그때는 떨어질까봐 그런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란걸 깨달았습니다. 회사는 5인 미만의 영업회사고, 연차보장이라든가 근무시간도 좋아서 급여를 줄이고 들어왔습니다. 면접때는그쪽에서도 가끔 외근 약간 있는것 빼곤 사무실 나갈일없고, 편한 복장으로 출근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업무중 모르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배우면 된다, 계속 좋게 이야기 하기에 괜찮은 회사구나 싶었어요. 근데 첫날부터 지금까지, 좋은일이 없었어요. 연차가 있어도 내 업무를 봐야하니 쓰기도 애매하고 쉬어도 쉬는것 같지도 않고, 예고없는 외근 때문에 퇴근 시간이 들쭉날쭉해지는데다 다음날엔 무조건 야근이고, 출퇴근거리도 있다보니 일 끝나고 집에 오면 할 수 있는게 없네요. 편한 복장도 면접때는 후드나 청바지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막상 그렇게 입으니 그렇게 입고오면 어떡하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경력이라면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말은 덤이고요. 무엇보다 직장상사의 대화스킬은 도저히 적응이 안되더군요. 빙빙 돌려 말하는데, 전 그런 사람과 일해본적이 없으니 우왕좌왕하게되었고, 결국 왜 못알아듣느냐, 내가 이렇게 소리 높여야 알아듣냐, 사회생활 이따위로 할거냐, 다른회사 가서도 그럴거냐 같은 폭언을 들었습니다. 원래 목소리 큰사람이나 소리지르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느끼는데 회의실에서 그렇게 두번을 당하고나니 더는 못다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엔 성격에 복장지적까지 당하고나니 일 할 의욕마저 사라졌습니다. 거기다 입사할때 계약직으로 쓴게 화근이었습니다. 그때는 서로 알아보는 시간도 필요하고, 이거 지나면 정식으로 계약서 쓸것이라고 하기에 그냥 관례같은 건줄 알았습니다. 종료 30일전인 이달 초까지 말이 없으니 당연히 자동갱신이고, 새 계약서는 1월에 쓰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계약 갱신해야 하는데 계속 일할 생각이 있냐고 묻더군요. 그제야 다른사람들 태도가 이해가 가더군요. 전 아직 6개월 계약직이었던겁니다. 일단 고민해보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당연히 하겠다는 말이 나올줄 알았답니다. 결국 고민끝에 이달 말을 마지막으로 그만하겠다고 오늘 말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제야 회사가 아니라 제 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문대 졸인데 자격증이 없으니 중견기업은 못가고, 공부머리도 없으니 대기업은 꿈도 못꿉니다. 그러다보니 늘 소기업이었어요. 첫직장부터 지금까지 다닌 기업중에 10인 이상이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강소기업도 없었구요. 그리고 회사에 제 또래가 없었습니다. 사수와 가장 나이차가 적었던게 7살이네요. 사실 사수가 있었던 적도 두번? 대부분 바로 과장님, 아니면 부장님 밑에서 입사 첫날부터 업무에 투입되었습니다. 사내교육은 커녕 메뉴얼도 없는 곳이 많고, 그냥 맨 땅에 부딪히면서 배워야했습니다. 처음 세번 정도는 회사가 안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이 어렵다거나 힘들단 생각이 들지않았으니까요. 그냥 사람들이랑 잘 못어울리는것 뿐이니 다른데, 내가 맞는데 가면 오래 일 할 수 있어. 그냥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제 착각이었습니다. 총무직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 친화력이었어요. 서류정리같은건 부차적인 것이고 사실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었던겁니다, 데면데면이 아니라. 저는 어릴때부터 애들과도 쉽게 친해지지 못했어요. 한학기를 보내야지 반 애들 중 사교성있는 애들과 그럭저럭 대화하고 지내는 수준이었죠. 사실 남들과 관심사가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고, 티비 자체를 안보니 같이 대화할 주제가 일 말고는 없습니다. 학교 다닐땐, 아니 지금 다니는 회사 전까진 그런 성격이 문제 될 줄 몰랐습니다. 가족들에게 이야기 해봐야 마지막은 원래 회사생활 그렇다, 참고 견뎌서 네 능력을 보여주면 되지않느냐, 그건 돈버는거라 생각하고 다른 취미를 만들어라, 이성적으로 판단해라입니다. 어떤 선택을하든 지지한다는데 마지막은 저렇게 끝나니 그말도 겉치레같아요. 저렇게 이야기하니 버텨야하나 싶은데 마지막은 늘..... 전 이야기하다가도 어떻게 말해야하나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 말을 안하는데, 가족들은 얘기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지 자기 조언부터 펼칩니다. 당연히 말이 중간에 잘린 저는 듣다가 점점 부아가 치밀어 오르고, 가족들은 조언을 해주는데 왜 화를 내냐는 반응이죠. 넌 늘 얘기를 안하고 꿍쳐놓고 있다 마지막에 가서야 난리라고... 그 반응이 싫어서 입을 다무는건데 말이죠. 답답함에 눈물부터 나니 왜 그만한 일로 질질 짜냐는 말은 덤이고요. 예전엔 하고싶은 일이 있었던거 같은데 요새는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일하기 싫다의 다른 핑곗거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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