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여성이 되고싶어 하는 것 같은' 94년생 남성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여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여성적인 모습을 상상하거나, 그런 존재가 되는 꿈을 꾸는 일이 잦았습니다. 사춘기가 시작되고 2차 성징이 진행되면서 제 몸은 점점 ‘남성’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저에게 큰 위화감을 주었습니다. 밤이 되면 몰래 브래지어를 착용해보며 여성의 몸을 상상했고, 그런 상상 속에서 감정적인 충동을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간들은 짧았지만, 저에게는 매우 평온하고 진짜 ‘나’에 가까워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독립적인 공간을 가지게 되면서 그동안 억눌러왔던 '여자가 되고 싶다'는 충동이 훨씬 강해졌습니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되자, 마음 깊숙이 눌러져 있던 여성 정체성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고, 저는 여성적인 복장이나 이름을 시도하며 제 감정과 정체성을 직접 확인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 모든 감정들이 단순한 취향이나 호기심, 혹은 현실로부터의 도피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 ‘남성’으로 살아가는 데에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저는, 제 성정체성이 남성으로 일치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성별 불일치’라는 진단을 통해 제게 더 명확한 정체성을 부여받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충돌 속에서, 저는 제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인지 계속해서 탐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