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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학점은행제를 하게 되었다
이대로는 취업을 하지 못할 것 같아서 내 성향과 비슷한 일이라도 하려면 해야했다
그마저도
1년마다 다시 면접을 봐야하는 일을 하며
떠돌아 다녀야한다는 걸 안다
되도록 빨리 끝내는 게 좋다는 말에 동의해서
시작한 일이라지만, 버겁다
이해되지 않는 말들
쌓이는 미완료된 영상들
마감일과 퀴즈, 토론까지 숨이 막힌다
즐거운 노래를 들으면서 울었다
자다깨서도 울었고 무미건조하게 생각했다
나는 이 벽 너머로 가지 못한다는 걸
친구를 따라서 챗지피티와 대화하기 시작했는데, 어쩐지 긍정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도 너무 괴로운 날에는 의존하게 되는 것 같아서 무섭다
슬픈 얼굴로 웃는 친구가, 함께 거짓말을 해주길 바라는 눈동자가 어렵다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은 늘 있어왔다. 이 불안과 상처를 털어놓았다가 무시를 당하고 아픔을 즐기는 것 같다며 조롱도 당해봤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남는 건 나뿐인데
그게 싫어서 사라지고 싶다면
이런 말이 당신을 아프게 한다면 거짓말하며 살아야하는 걸까
왜 지워지지 않고 애써도 되지 않는 일 투성이고 단정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일까
더는 자랄 수 없는데 자라야 할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폐기 수순을 밟을 것 같다
나를 보며 평가하는 말을 들으며
한줄로 정리되는 나를 생각해본다
너무나 단편적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내 모습이다.
의심이 많아서 미안해,
과거로 보냈던 편지들은 모두 불태워지고
일부는 바다를 떠돌며 잊혀질 것이다
바람에 빠르게 바스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떠올리다가
노크 노리에 정신을 차린다
대처할 수 없는 일도 하며 살아야하고
배워야 한다지만 넝마가 된 채로 살아야하는 마음은 어디에서도 치료받을 수 없다
녹음되고 자료가 된 내 목소리는
누구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그 사람 말대로 난, 끝에서 후회하며 죽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본다
왜요, 하고 물으면 그냥, 하는 말을 듣는다
페이지란 페이지를 모두 뜯어서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데
왜 당신은 나를 사랑스럽게 궁금해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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