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도 망하고 삼수도 망했다 2년 내내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재수를 실패했을 때는 나한테 남은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삼수로 도망치고 나서도 한동안은 매일 자살 생각을 했다. 우울증이 그렇게 무서운 건 줄 몰라서 그냥 매일 내가 덜떨어진 인간이라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철이 드는 시기는 오는지 삼수가 끝나자마자 더이상 폐인같이 살기 싫어서 무조건 붙는 학교만 써버렸다. 삼수를 하겠다는 말에 한동안 엄마가 나를 외면했던 게 너무 슬펐는데 엄마도 2년 동안 힘들었을 것 같다. 졸업하고 2년동안 방구석에서 썩어가던 자식을 매일같이 보면서 기다려주는 것도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다행이 전공이 잘 맞아서 학점도 잘 받고 알바하는 곳에서 일 잘한다는 말도 듣고 전공을 살려서 취업할 생각에 미래 계획도 거침없이 짤 수 있을 정도로 사람답게 살고 있지만 그래도 종종 학벌 컴플렉스가 온다. 더 열심히 할걸 후회하다가도 그때 겪은 우울증을 생각하면 자살을 안 한 게 용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또 수능을 보는 일이 내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 같고... 너무 끔찍했던 그 시기로 인해 공시도 고시도 준비하지 못할 것 같다.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라 우울증이 너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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