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빴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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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빴을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하리리보
·13일 전
고등학생때 부터 쭉 알고지낸 친구랑 손절했습니다 제가 워낙 낯도 많이 가리고 덤벙대기도 하고 할 말도 잘 못하는 그런 성격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무시를 많이 당했었어요. 그 중에서 대놓고 절 무시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서 그 친구랑 저랑 셋이 학원에 가고 있었는데 일부러 저한테 그 친구 커피를 들라고 했다던가 제가 야외에서 기다리는거 뻔히 아는데도 일부러 늦게 나와서 절 기다리게 했다던가. 말로 꼽을 준다던가. 지금은 오래전 기억이라 더 생각나지 않고 지금 떠오르는 기억도 조금 각색되기도 했겠죠.... 그런 기억중에서 위의 사건들은 확실하게 떠오르는 사건 중 하나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의 무리. 특히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무리는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땐 혼자서 밥을 먹는건 힘든 일이었고 친구끼리 엮인 일도 많았기에 상황에 대면하기 보다는 그냥 묻고 지내는걸 선택했고,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알고 지냈었습니다. 그 때처럼 절 무시하는 일은 제가 타지에 살게되어 몸이 멀어지면서 점점 줄어든것 같아요. 앞서서 쓴 글에서 그 친구가 절 무시하기만 했다고 느껴지게끔 쓰기도 했지만 둘이서 재밌었던 기억도 분명 있습니다. 그 친구도 나름대로 절 아껴주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얘가 날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것도 알고 저도 이 친구랑 대화하면 좋기는 합니다. 학생때 그 친구를 무서워했고, 힘들어했던 기억이 더 이상 그 친구에게 무시받지 않는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은연중에 그런 감정이 떠올라서 괴롭습니다. 제가 그 친구에게 받았던 감정들에 대해서 저도 얘기한 적 없고, 그 친구도 저한테 사과한적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일을, 그때 너한테 느꼈던 감정들을 털어놓고 사과받을 용기가 없습니다. 긴 시간을 알고 지냈고 좋아했던 친구였지만 트러블이 생겼을때, 대놓고 얘기해야 할 때, 화내야할때 내지않고 그 친구한정으로 기준이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그건 걔가 좋아서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실 아직도 무서워하고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한마디 말도 없이 손절했습니다. 그 기간이 2년이었고 다시 연락왔을 때 울면서 너 진짜 나쁘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서 이 얘기를 다 털어놓지 못한 자신이 혐오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 친구에겐 그런 선택이 미안하진 않네요... 하지만 직면했다면 제 마음이 달라졌을지, 그 친구가 제게 사과했을까요.. 적어도 그 친구의 기억에 제가 배신한 친구로는 안 남을 수 있었을까요 그 일이 있고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아직도 떠올리면 자기혐오 때문에 괴롭습니다.. 제가 너무 밉네요 고등학생때부터 항상 바보같은 선택만 해온 것 같습니다.. 정말 도려내고 싶은 기억이 들 때, 그렇다고 직면이 어려울 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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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mmm
· 13일 전
전 작성자님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관계, 그 무리의 소속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요. 나 자신보다는 그 소속감과 관계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참고 노력하는 그 기분도 알아요. 그 사회에서 나와서 흩어지고, 내 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관계를 정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계를 지키기 위해 싸워보기도 하고, 힘들 땐 멀리하기도 하고, 관계를 끊기도 하면서요. 싸우고 조정하는 과정에는 그만큼 편하고 중요하고 동등한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상대는 기억하지도 못할 먼 옛날 이야기를 굳이 꺼낼 필요가 없으니까요. 상대가 부담스러워하고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게 너무 자연스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시킬만한 관계이면 도전을 해보겠죠. 아니면 자연스럽게 충분히 회복되어 괜찮다 여겨질만큼의 변화가 있다던가요. 두 가지 중 어느 하나에 포함된 관계였다면 작성자님의 고민의 끝은 지금과 달라졌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친구 관계에서 누구 한 명의 탓만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보고, 작성자님의 경우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성자님이 부담을 느꼈던 그 관계는 그 친구 분이 충분히 작성자님을 배려하지 못한 시간들이 쌓여있던게 사실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작성자님이 관계의 끝맺음에 대해 신중한 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시간과 판단이 있어서 그 친구의 눈물을 보고도 마음이 변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충분한 고민과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돼요. 혹시나 말을 해보지 않고 관계를 끊은 것이 마음에 남으신다면, 지금 옆에 있고 앞으로 만나실 소중한 관계들을 위한 메세지로 생각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작성자님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응원 드리고 싶어서 좀 길게 적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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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리보 (글쓴이)
· 12일 전
@hnmmm 답번 감사합니다.. 작성해주신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여러번 읽었어요. 그 친구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충동적으로 결론지었나 라는 생각때문에 괴로웠는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지속시킬만한 미련이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더라면 고민의 끝이 달랐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기회로 꼭 사건의 당사자와 결론맺지 않아도 당장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쏟아야 겠습니다. 어디 얘기할 곳도 사람도 없고 우울한 마음에 두서없이 작성한 글이었는데 이렇게 제 편에서 다정한 응원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런 얘기를 했을때 무엇보다도 온전히 제 편에서 위로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날 위한 이기적인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니였다라는 확신이 없어서 이렇게 익명뒤에 숨어서 누구라도 얘기해주기를 바랐네요.. 언젠가는 누군가의 확인 없이도 스스로가 내린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면, 누군가의 따스한 햇살 한 줄기 없다 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설 수 있다면, 그럴 수 있기를 이렇게 바라본 적 없습니다... 익명님의 다정한 글을 읽고 큰 위로가 되었어요!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과 보다 큰 행복을 느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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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mmm
· 12일 전
@하리리보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하려 노력하는 작성자님의 모습이 멋있어요. 저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이 과정이 얼마나 고민이 많고 때론 위축되는지 몰라요. 그래도 같이 잘 이겨내봐요!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