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잘 못하는 저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학대|살인|언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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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잘 못하는 저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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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 두살 여대생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남들보다 공감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힘듦' 이나 '아픔' 에 대해서요. 일단 성장배경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이가 안좋은 부모님, 그리고 상습적인 학대, 언어폭력, 잦은 이사로 인한 외톨이 생활이 기본적인 생활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수시로 몸싸움을 하는 부모님의 모습이고, 자신의 기분에 맞춰주지 않으면 방에 가두고 때리는 엄마의 모습, 그런 저를 외면하는 아빠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경찰도 많이 불렀고 가출도 많이했었습니다. 근데 한번도 힘들다고 생각한적은 없습니다. 그냥 어릴때부터 당연한거라고 생각했고 누구나 저처럼 사는줄 알았거든요ㅋㅋ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충격이었지만, 충격일 뿐 그닥 힘들지는 않았단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공감을 잘 못느낀다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볼께요. 어릴 적부터 슬픈 뉴스라던가 슬픈 영화같은 것을 보면 어디서 어떻게 슬픔을 느껴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친구가 힘들어할 때도 공감을 못해줘서 미안할 정도로 왜 힘든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하게 다 표현하고다녔더니 어떤 친구가 저보고 '차라리 위로하는 척이라도 해줘' 라는 요구를 하더군요. 그때부터 남들처럼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원래부터 거짓말이 성격에 잘 안맞는 저로서는 가식적으로 반응을 해야하는게 점점 힘에 부치더군요. 그리고 다시 솔직하게 했더니 그 많던 친구들이 다 떠나가 버렸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딱딱한 것도 있긴해요. 그 외에도 남들이 웃는 포인트를 잘 몰라서 분위기가 안좋아진다거나, 너무 얼굴에 표정이 없었어서 웃다가 얼굴 경련이 온 경험도 있었습니다. 근데 진짜 문제라고 생각이 된 것은 사람이 다치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쾌락적이예요. 예전부터 사람들이 드라마 보면서 키스신에 꺄아악 거릴때 저는 캐릭터가 다치는 모습만 돌려보면서 꺄아악 거렸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로 스포츠 부상당하는 장면이나 드라마 다치는 씬이나 병명을 찾아다니며 여러 아파하는 자료들을 모으는게 취미입니다. 근데 한번도 제가 직접 해를 가하고싶었던 적은 없습니다. 살인을 하고싶다거나 그런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가출했을 때, 두어번 강간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강간하고 죽일까봐에 대한 공포만 있을 뿐,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분을 나빠해야하는게 정상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짜내려고 했었습니다. 기분은 좀 더러웠지만, 그건 강간때문이 아닌 날 귀찮게했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준게 아니꼬운 느낌?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힘든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제가 겪었을 때 힘들지 않았기때문에, 남들이 당했을 때 힘든 감정이 뭔지 모르겠어요. . . . . . 현실에서 가해지는 부당한 일이나 안좋은 일들이,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머리로 알지만, 마음으로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껏 만나온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옆에있어주며 고맙다는 소리도 들어봤지만, 정말 죄송하게도 그들이 왜 아픈지 마음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머리로 이해하고 머리가 아는 행동으로 도움을 줄 수 밖에 없는게 답답합니다. 요즘 정말 좋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가정 문제로 힘들어하더라구요. 마음은 정말 도와주고싶은데, 자꾸만 가식적으로밖에 도와주지 못하는게 힘에 부치고 그러기 싫습니다. 무엇보다 이 친구를 잃고싶지않아요. 처음으로 제가 제 본모습을 말했을 때 이해해준 고마운 친구예요. 또한 친구들도 더 사귀고싶고 거짓된 반응도 하기 싫습니다.. 저는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요 이걸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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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9e008cb8a2e063e85d9 전부 잘 읽었어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움이 되었어요. 근데 잘 모르겠는 부분도 있어요. 예시를 주시고 어떠냐고 물으셨을 때 저라면 아무 생각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허접한 문장력으로 뭔가 제 설명이 잘 전달이 안된 것 같아요 예시라던가 하는게 저와는 다른 느낌이예요ㅜㅠ glow32님이 쓴건, '저게 왜 힘들어? 나는 더한 일도 겪었는데' 라면서 아픔에 반감이 있는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인 느낌이구요, 저는 '저런것이 저 사람에게는 힘들구나.. 도와주고싶은데 잘 모르겠어.' 같은 느낌이예요. 이 둘의 다른점이 있다면 '내가 더 힘들었다', '그게 왜 고민이지?' 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 없어요. 누군가에게는 손가락에 생채기만 나도 엄청 상처받을 수도 있잖고 같은 경험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느끼는게 다르니까요. 그 부분 말고는 좋았어요. 내가 강하기에 약한 사람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는 말이 잘 다가오네요. 정말 딱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만일 제가 그 친구의 상황을 역지사지로 겪었을 때 저도 힘들다면 공감을 잘했을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했거든요. 그리고 조언해주신대로 다음주에 병원검사예약을 할 생각이예요. 어떤 기준으로 봐야 병원에 갈 정도인가를 잘 몰랐는데 glow32님이 그 기준을 말해주신게 도움이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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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9e008cb8a2e063e85d9 억압이라.. 그거 괜찮은 포인트네요. 기쁜건 잘 느끼는 것 같아요. 그 포인트가 친구들과는 좀 다르긴한데 웃을땐 또 엄청 웃거든요. 이런 긴 답변 정말 고마워요ㅠㅠ 제가 다른건 다 못느껴도 고마움은 잘 느낀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