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는것은 아니고 나중에 부모님이 보고싶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육아|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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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고민이 있는것은 아니고 나중에 부모님이 보고싶을 때 볼려고 끄적여 봅니다. 우리 엄마는 젊으셨을 때 집안이 넉넉하지 않으셔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셨어요. 반대로 아빠는 집안에 돈이 많으시고 머리도 좋으셔서 모두가 다 알만한 대학교에서 공부하신 후 취업하셨어요. 그리고 두 분은 같은 직장에서 만나셨지요. 단지 누가 사귀자고만 말을 안했을 뿐 두 분은 계속 만남을 이어가시다가 덜컥 제가 생겼어요. 당시 엄마 나이는 23살, 아빠 나이는 27살이었지요. 외할머니께선 너무 어린 엄마 나이에 낙태를 권하셨지만(지금도 저에게 많이 미안해하세요. 이런 이쁜 손녀를 낙태하라고 해서요) 엄마,아빠께선 결혼하고 낳겠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갑자기 아빠네 경제가 좋아지지 않아 어린 나이에 결혼한 엄마는 시부모님과 같이 생활하게 되었고 아빠는 계속 일을 나가셨어요. 엄만 어쩔 수 없이 혼자 육아를 하셨고요. 대신 주말엔 아빠도 육아를 많이 하셨고 임신하셨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시면 아빠가 한움큼씩 사오셨대요.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음식 보이면 꼭 사오시고 아기일 때 제가 밤에 잠을 안잘때마 차에 태워 한바퀴 돌고오면 잘잤대요. 그리고 어렸을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여름휴가때마다 아빠께서 가족여행을 계획하셔서 놀러갔다와요.)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에 주변에 자식있는 친구들도 없고 인터넷도 발달되지 않은 상황에 친할아버지,할머니도 일을 하신탓에 정말 혼자만의 육아는 힘드셨다고 했어요. 제가 젖을 못먹어 그게 엄마 탓이라 생각도 많이 하셨고 뭔가 할때마다 혹시 제가 잘못될까 이게 맞는걸까 의심하고 걱정했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 애기땐 뽀뽀도 안하셨대요. 엄마의 입안 세균들이 저에게 옮겨 무슨일 나까봐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하면 안좋은 육아법도 많이 하셨대요. (착하다. 잘했다 등의 칭찬이나 넘어지거나 다쳤을때 그 사물을 혼내기 등) 그래도 엄마는 정말 저를 많이 사랑하세요. 외할마니께서 하신 말씀이 "저 잠만 자는 곰탱이가 그래도 자기 딸이라고 새벽마다 일어나서 분유 먹이네"라며 신기해하셨대요. 이제 좀 적응이 된다 싶을 때 2살 차이나는 제 동생이 생겼어요. 육아 기술은 좀 터득하셨으나 애 둘을 키운다는것과 그때 당시 저에게 선천적으로 심장병이 있다는걸 발견하셨죠. 대학병원만 여기저기 가고 아빠께선 우시고.. 더구나 기술적으로 수술이 불가능했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수술을 했어요.) 저희 엄마에겐 정말 힘든 육아였어요. 하지만 엄마는 지금까지 한 일 중에 저와 제 동생을 낳은걸 가장 잘한 일이라고 하세요. 이른 결혼과 계획에 없던 출산은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다행히도 자식들이 다 잘 컸고 자식을 통해 자신보다 소중한 존재가 생기고 그 자식을 키우며 엄마 자신도 성장하고 살아갈 이유가 생겼고 행복하시대요.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엄마 주변사람이 애를 안낳는다고 하면 또 이해가 되시긴 하시대요. 그만큼 육아가 힘드니까요. 한편으로는 개인 생활이 없으셔서 그런지 혼자 생활해보는 삶이나 여행에 로망이 있으신거 같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낳아 행복하시다고 하시는거 보면 그만큼 저와 제 동생이 큰 힘인가봐요. 일찍 결혼해서 친구가 없어지긴 했지만 저와 나이차이가 많이 안나시니 딸이 친구래요. 실제로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요. 오늘은 남자친구와 어딜 놀러갔고 뭘 먹었는데 좋았으니 담에 엄마랑도 가고싶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저에게도 많이 말씀하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둘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나중에 너같은 딸도 낳아 지내라구요. 하지만 제가 결혼이나 자식 생각이 없다면 존중해주시겠대요. 대신 이른 결혼과 출산은 하지 말라고 하세요. 이건 좀 다른 내용이지만 중학교때부터 계속 성교육을 해주셨어요.ㅋㅋ 초경이 시작되자 "이제부터 넌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이 된거야. 즉, 어찌보면 너의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 할 수 있게 된거지." 그러면서 제가 나이를 좀 먹고 알거 다 아는 나이가 되니 제대로 된 교육이 시작됐어요ㅋㅋ "너가 성관계를 갖냐마냐는 너의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고 그게 나쁜건 아니니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으나 분위기에 휩쓸려서 하진 말고 특히 첫경험 같은 경우는 신중하게 생각해서 해. 그리고 꼭 피임하고, 남자쪽이 피임을 거부하면 그런 남자는 만나면 안돼. 널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남자일 수 있거든" 이와 같은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이 얘기를 들으며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 만큼 엄마께선 저를 사랑하시고 제가 행복한 삶을 살기 바라시는거 같았어요. 그러니 저는 꼭 행복한 삶을 살아갈거예요. 우리 모두 소중한 사람이 있잖아요.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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