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거짓말..결혼도, 임신도 후회가 돼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임신|배신감|만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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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거짓말..결혼도, 임신도 후회가 돼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osoyou
·5년 전
결혼한지 2년된, 35주 만삭 임산부입니다. 임신 8개월인 7월까지 근무하고 8월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는데, 8월 한 달 동안에만 남편이 술먹은 횟수가 12번이 넘네요. 술자리의 90프로 이상이 회식이었어요. 본인도 쩔쩔매며 미안해하고 일찍 들어오겠다고는 했지만 자리가 자리인만큼 만취되어 새벽에 들어오는 시간이 잦았습니다. 하루 24시간중 20시간을 남편을 기다리며 혼자였던 저는 남편이 취해 자는 모습을 보는게 주중의 전부였어요. 그 시간마저 값지고 귀해서 자는 얼굴을 한참을 보고 또 봤던 기억이 나네요. 혼자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아가랑 태담하면서요. 어제도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회식이 잡혔고, 같이 저녁먹으며 도란도란 대화하는걸 기대했던 저는 크게 실망했습니다. 오후부터 좋지 않던 컨디션이 급격하게 나빠져 배뭉침이 심해 밤 10시쯤에는 가진통이 진행됐어요. 남편에게 수십통을 전화해도 받지 않았고, 네시간의 연락두절 끝에 집에 들어와 미안하다고 차에서 잠들었다며 다시 골아떨어지는 남편을 보며 아가 생각 못하고 펑펑 소리치며 울고불고 했네요. 혹시나 싶은 마음에 남편 핸드폰을 보니, 회식 장소부터 음식까지. 잠들었다는 핑계도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지난 카드 결제 내역을 보니 8월 한 달간의 수많은 술자리가 강압적인 회식이 아닌, 그저 회사동료들과의 즐거운 업무 후 술자리였음을 알게됐네요. 매일 혼자먹는 밥이 싫어 깨작거리고 누워있을때, 남편은 회에 고기에 술에 온갖 음식을 지역까지 바꿔가며 먹고, 차에서 잠들었다고 연락두절됐던 시간에는 스크린야구, 볼링 등 참 재밌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군요... 제 생각은 하나도 안났던걸까요. 저랑 우리 아기는..어떤 존재였을까요. 거짓말할 생각은 추호도 못했고, 업무끝나고 회식도 하고 얼마나 힘들까 안쓰럽고 미안했고 철썩같이 믿었기에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술이 깨고 난 뒤 사실 여부를 따져물으니 아가 태어나면 이제는 정말 자유가 사라져 술도 못먹고 놀지도 못할텐데, 나오기 전까지 즐기고 싶었다는 대답이 가슴을 무너지게 했습니다. 제게 미안해서 차마 사실대로 말을 못하고 회식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글쎄요 저는 너무 비겁하고 이기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본인의 삶이 우선이었던거죠. 한 달 뒤면 우리 두 사람 사랑의 결실인 아가가 나오는데 와이프는 혼자 집에 있든 말든 밥을 먹든 안먹든 본인 못노는게 더 중요하고 안타깝고, 당장에 있는 술자리는 너무 재밌으니 핸드폰은 거들떠도 안보고 다음날 바가지 긁히더라도 에라 모르겠다 일단 놀자싶었을테죠. 본인밖에 모르는 이 못난 마인드가, 무너져버린 신뢰가 저를 너무 힘들게하네요. 거짓말이 처음은 아닌지라 더 힘들고 괴롭습니다. 미련스럽지만 임신하고는 안그럴줄 알았어요. 지금은 뱃속에서 활발히 꾸물거리는 태동도 싫고, 밥도 먹기 싫고 잠도 자기 싫네요. 아기도 낳기 싫고, 같이 살고 있는 이 공간에 힘없이 누워있는 나 자신도 싫습니다. 아무도 없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그저 혼자 있고 싶어요. 시가, 친정, 친구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어 혼자 이겨내야 하는 암담한 현실도 싫습니다. 지쳤어요. 정말. 지긋지긋하고 징글징글합니다. 한강에 뛰어드는 내 모습, 약을 한웅큼 털어넣고 잠에 빠진 내 모습, 남편이 보는 앞에서 목 매다는 내 모습 등 최악으로 부정적인 상황만 생각납니다. 나는 엄마인데, 우리아기 만날날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담담해지고 괜찮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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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on
· 5년 전
우선 어떠한 조언을 드리기 전에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현재 만삭이시고, 저의 잘못된 말 한마디가 태중의 아이에게까지 상처로 남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어요. 임신한 아내를 둔 남성들은 두부류입니다. 한쪽은 산모와 아이에게 집중하는, 다른쪽은 정확히 반대고요. 안타깝게도 신랑분은 후자에 해당되겠네요. 저 포함 주변 친구들이 모두 애 아빠인데 산모와 태아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아이가 태어난 후에 긍정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산후 전후의 어려움과 고통을 뒤늦게 깨닫는 거죠. 신랑 분에게 본인이 겪는 현재의 어려움과 암담함을 조근 조근 설명해 보시거나 글로 전해보세요. 단순히 술자리와 놀이가 좋아서 귀가가 늦어지는 것이라면 확실히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강도가 조금 세도 괜찮아요. 남편분이 다소 충격을 먹는게 오히려 효과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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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on
· 5년 전
@!58ebaff3c93cd4a488b 다른 글에서도 이러시더니... 진짜 결혼을 경험하신 성인이 맞습니까? 철 없는 중고생의 장난스러운 조언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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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you (글쓴이)
· 5년 전
@rideon 글을 써놓고도 달릴 댓글이 두려워 뒤늦게 확인했습니다ㅠㅠ 소중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임신기간에 남편이 헌신적이고 자상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거짓말은 정말 생각지도 못해 더 충격이 컸어요. 8월 전까지는 출퇴근도 늘 함께해서 술자리를 갖지못하게 되고, 제가 출산휴가로 집에 있으니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굴었다고..순순히 잘못을 시인하더라구요. 거짓말은 괘씸하지만 오죽 놀고싶었으면 그럴까 싶어 조금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잡고 살았나 돌아보는 계기도 됐구요.. 댓글주신 것 처럼 아직 아빠가 되었다는 실감이 크지 않아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좀 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춰가고,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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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you (글쓴이)
· 5년 전
@mmtscherish 댓글 감사합니다..다행히 컨디션은 괜찮아져서 아가도 활발히 태동하고 있네요. 다시는 꼴도 보기 싫던 모습이 미안하다고 고개숙이며 면목없어 하는 모습을 보니 한 달 뒤면 진짜 아빠이자 가장이 되어 어깨가 무거울텐데..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가장의 모습을 이 사람에게 강요했나 싶어 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가볍게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술자리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반복된 거짓말에 실망했고 신뢰가 무너져 당분간은 최대한 냉정한 모습으로 본인의 잘못이 작지 않음을 상기시키려 합니다. 좀 더 성숙한 부부이자 부모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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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owoom
· 5년 전
남자들 거짓말 진짜..하.. 아기 태어나면 아시겠지만 진짜 잠못자고 24시간 보초에 밥먹을 시간도 없어 싱크대에서 후루룩 밥말아 먹으면서 그렇게 울었었죠.. 그런 상황에서 남편의 회식핑계 새벽 4,5시 귀가..1년뒤에 알았죠 주점에서 여자끼고 논거.. 한두번이 아니었다는거..저도 님처럼 매일 자살하는 생각만 했어요 근데 애때문에 살고는 있지만 평생 안지워지는 상처죠ㅠ 그래도 님 남편분은 주점은 아니니 저보다는 만배 천배..아니 걱정도 아닌거 같네요..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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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o11
· 5년 전
이래서 가정적인 남자랑 결혼해야 함 어디다가 하소연도 못하고 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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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jieunlee
· 5년 전
많이 힘드셨겠어요 배신감도 이루말할수 없구요 임신해서 힘든거 남편분에게도 말해보셨나요? 전 남편이 알아주겠거니하고 표정으로만 신호를 보낸게 후회스러워요 남자들은 1이면 1이라고 말로 확실하게 해줘야 알아먹드라구요 저녁에 같이 이야기하면서 저녁먹고싶다 오늘은 일찍들어와라 한번 얘기해보세요 이쁜아가 생각하시구요~~ 순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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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k
· 5년 전
너무 슬퍼요.. 진짜 왜 저까지 배신감이 느껴질까요.. 진짜 멱살잡고 때리고싶고 너무 화나네요ㅜㅜ 행복하시길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