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너무 한심해보이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해버리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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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너무 한심해보이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해버리고 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ahyun0613
·5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중학생이 된 한 여학생이에요. 아직 이런 생각하는데 어린 나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서도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작년은 이런 생각 안 들었었는데, 올해 들어서면서부턴가 이렇게 사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 모든 걸 다 포기하고 편안한 곳으로 이민을 가고싶다거나 아님 안 아프게 편안히 죽고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어요. 사연을 시작하기전에 제 집안사정을 자세히 말해야 될 거 같아 먼저 말 할게요. 일단 저는 한부모가정이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엄마랑 오빠랑 이렇게 같이 살아요. 제가 어릴 땐 혼자 자는 걸 엄청 싫어했었는데, 엄마가 밤에 회사를 가야해서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같이 살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사오면서 엄마는 집근처에 편안히 잘 수 있게 원룸을 구했어요. 아마 할아버지가 제 스트레스의 주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요. 술 마시고 오실 때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 어디갔냐고 밥 안 차리냐고 저한테 찾는 거 너무 싫어요. 진짜 싫어요. 엄마 분명히 엄마 자취방에서 자고 있을텐데 엄마한테 전화하시지 제가 뭘 안다고 저한테 자꾸 물어보는건지... 그리고 제 앞에서 우리 엄마 욕 하는 것도 싫어요. 교육을 잘못했녜 어쨌녜 짜증나요. 어쨌든 여기까지가 제 가정사였고, 이젠 진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요약해서 간략하게 말하자면 제가 너무 한심해요.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어디서든 이유없는 스트레스가 정말 장난아니게 쌓이는데, 이 모든 스트레스를 풀 데가 아이돌 밖에 없어요. 아이돌이 제 유일한 삶의 의욕이고 낙이에요. 아마 그 누가 제가 아이돌 좋아하는 걸 막았더라면 저는 더 극심한 스트레스를 어디에다가 풀지도 못 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우울하게 살아갔을거예요. 제가 이렇게 아이돌의 많이 의지하면서 살아가다보니까 전보다 정신이 더 피폐해지는 것 같고, 제가 왜 이렇게 사나 한심해요. 하지만 그 하루가 아무리 힘들었었어도 아이돌만 보면 무슨 일 있었냐는듯이 기분이 좋아져요. 조울증인 것처럼 좋았다가 나빴다가 해요. 어제도 콘서트 다녀왔네요. 차라리 공부라도 잘 했었더라면 덜 한심했을까요. 제가 공부를 엄청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영재처럼 좋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학원도 안 다니는데 전보다 성적이 잘 안 나온다면 엄마의 기대의 못 미치는 건 아닌지 불안해요. 오빠가 공부를 중학교 때 포기했다보니까 엄마가 저에게만 신경써서 부담스러워요. 학교에서는 친구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할지 365일 고민이고, 애들에게 호감을 사려고 친구들에겐 좀 더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다보니까 친구들 앞엔 제가 아닌 제가 있고,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도 친구들은 무슨 죄예요. 제 고민을 듣고 어떻게 반응해야 될 지. 당황스러울텐데 제가 제 가족 욕 하면 친구도 같이 욕 할 순 없잖아요. 또 제가 원했던 진지한 위로가 아니라 제 고민을 가볍게 받아드려 장난스러운 답변이 올 때는 그냥 죽고싶어져서 그 이후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게 되었어요. 제가 재미가 없어지면 친구들은 언제 친했냐는듯이 제 곁을 다 떠나갈까봐,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만 하면 우울증인 척 하냐고 욕 할 까봐. 고민이 한 두개가 아니에요. 선생님이 글을 잘 쓴다는 그 말 한마디로 진로를 방송작가로 두고있는데 이게 과연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고 제가 좋아하는 일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만약 더 이상 전처럼 재능이 안 나온다면... 쓰면서도 힘드네요. 여러분들은 저 같이 힘들었을때 어떻게 하셨나요? 저보다 많은 날을 산 인생선배인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이 안 나올까요? 저는 진지한 위로를 듣고 싶은데, 잘못 된 걸까요?
가정사아이돌우울성적진로친구관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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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qkfrkfkrdldi
· 5년 전
제가 아는 동생이 생각나서 글 남겨요..ㅎㅎ일단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한테도 상처받은 일이 많았을거라 생각해요 아직 어린 중학생인데 한번 꼭 안아주고 싶네요. 음 저는 이런 상황을 안겪어봐서 자세한 상황이던가 어떤 마음일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지만 제 친한 동생얘기를 좀 하자면 그친구도 가정환경은 마카님하고 비슷한상황이였고 그래서 그런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에만 의지했고 지금도 그오빠들 아니였으면 자기는 대학졸업은 커녕 많이 삐뚤어져서 입학도 못했을거라하더라구여. 속으로는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을 욕하고 끔찍하게 생각했는데 오빠들 생각하면서 버텨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친구는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너무나 벗어나고 싶었기때문에 고등학교진학을 무조건 기숙사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대요. 고등학교 들어가서도 오빠들만 생각하면서 자기가 콘서트도 가고 하고싶은거를 하려면 성공해야겠다! 이 생각만으로 독기품고 공부했고 일단 기숙사 생활을 하니까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느정도 사라질 수 있었고 친구들하고 먹고자고 하는 생활을 하니까 관계도 돈독해지고 꾸미는것없이 자신의 원래성격으로 지내면서도 편안하게 잘맞는 친구들도 찾았다고 했어요. 고등학교3년이란 시간이 힘든시기인만큼 같이 지내는 친구들하고 추억도 쌓이고 의지하고 이해해주고 하면서 많이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제 얘기가 아니라 너무 두서없는 것 같은데..이 기특한 동생은 지금은 취업해서 자기만의 길을 잘 나아가고 있어요. 많이 힘든길이긴해요 그 동생이 혼자서 어떻게든 해내려는 걸 보면서 나같으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가족이라는 울타리도 없고 실제로 경제적인부분에서 정말많이 막막하고..음 끝을 어떻게 맺어야할지 모르겠네요ㅎㅎ 저는 그냥 동생을 보면서 마음을 단단히 하면 어떻게든 길이 있구나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아이돌이 이런 좋은 영향을 끼치는구나!놀랐어요ㅋㅋㅋ정확한 답을 못드려서 죄송해요 그냥 마카님이 이글을 보시고 조금의 희망과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비슷한 상황에서 자라온 그 친구가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잘지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제 막 중학생이 되셨다고 하셨는데 확실히 글 잘쓰시는것 같아요! 이 댓글만 봐도 알겠지만 저는 글을 진짜 못쓰는데ㅋㅋㅋㅋ마카님 글, 너무 차분하고 보기 좋아요ㅎㅎ 음 마카님의 글을 다시한번읽고 덧붙입니다ㅎㅎ 아이돌을 좋아하는게 한심한것만은 아닌것같아요 저는 아이돌을 좋아하지도 않고 따라다니고 그러는게 이해도 잘 안가고 신기했었는데 그 동생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 친구는 아직도 오빠들이 자기가 살아온 원동력이였고 선생님이였고 자신을 이렇게 잘 키워줬다고 해요ㅎㅎㅎ 마카님의 아이돌에 대한 마음이 마카님을 좋은방향으로 잘 끌어줬으면 좋겠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