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돈을 벌고 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이직|보살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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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돈을 벌고 있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fofooo
·5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19살 학교 밖 청소년이에요. 지금은 프리랜서로서 일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일찍이 적성을 찾아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운좋게 일을 얻어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교 밖으로 나와 일하게 되었다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닙니다.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지요. 제가 갓난아기일 적 부모님께서는 사업 실패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맞으셨습니다. 책임져야 할 아이들이 있었기에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저와 제 형제를 길러내셨어요. 덕분에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부족하지 않게 자랐습니다. 배를 곪는 일은 없었으나 성장할수록 가지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어요. 집에 빚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고 다른 친구들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빨리 성인이 되어 돈을 벌고 싶었어요. 지금 이런 방식으로 이루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 어릴 때는 사고 싶은 것을 망설임 없이 살 정도의 돈을 벌고싶었어요. 그 작은 꿈은 이루었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그 위에 있는 현실은 마냥 녹록치 않았습니다. 제가 돈을 벌게 된 후 부모님께선 집안사정이 어려울 때 저에게 돈을 빌리신 적이 있습니다. 많은 액수는 아니였으나 저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었고, 부모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당장 전부 갚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3분의 2를 저에게 돌려주셨고, 나머지는 제가 그 돈으로 가족 여행을 가자 제안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의 경제상황이 나빠졌을 때 내가 도와야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당장 큰 액수를 지원하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불안정한 수입을 가지고있고, 부모님도 제게 부담주고 싶지 않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농담이라도 '힘들때 00이에게 빌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고 하실때면 겉으로는 듬직한 딸인 척 굴지만 점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학교를 나오게 되었을 때 부모님은 저를 위해 좋아하고 안정적이던 직장을 내려놓고 지방 직장으로 이직하셨습니다. 그래서 더욱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어요. 아직은 생활비도 보태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불안정한 일을 하는 지라 죄송스런 마음이 듭니다. 이후 저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부모님의 임금 문제로 인한 재정악화, 불안정한 저의 수입. 통장에 찍힌 액수가 줄어들때마다 숨통이 조이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감정들이 불안함이 되어 제 자존감을 낮게 만드는것이었어요. 일의 능률은 떨어지고 별 것 아닌 피드백에도 겁을 먹었습니다. 내 재능에 대한 믿음조차 흔들려요.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라 가르침 받고 자랐음에도 지갑이 가벼워지면 무서워요. 별 것 아닌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고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것 같아요. 지난 몇달간 커리어를 위해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일이 없어 쉴 수밖에 없었을 때에도 스터디를 강행하며 숨도 쉬지 않고 달려왔어요. 그리고 내 자신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물을 냈을 때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 곳에 글을 쓸 수 밖에 없을 정도로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요. 학교를 나와 더이상 재능을 취미가 아니라 일로 활용해야한다는 걸 자각한 순간부터 각오는 했지만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학을 준비하는 동갑내기 친구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많이 약해져요.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저도 좀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학교를 나와 일하고 있는 것도 제 선택이고, 열정을 좇아 여기까지 왔는데 왜 벌써 나는 많은 것을 잃은 기분이 들까요... 자존감이 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잘 나질 않습니다. 물론 지금 이런 삶에서도 분명 행복을 느껴요. 그러나 종종 이런 우울감과 공허함이 찾아오고는 합니다. 그때마다 방황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듣고싶습니다. 여러모로 횡설수설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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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savemylife
· 5년 전
숨 쉴 틈 없이 달리다보면 숨이 차오르지만, 그걸 참고 견디면 현기증이 올만큼 힘들때가 있더라고요. 그때서야 주위를 보면 다른 사람들이 눈에 띄고 말이죠. 오늘도 반복적인 일을 하고 있을 당신에게 위로안되는 말이라도 건내보아요 가족이란 집의 하나의 기둥인 딸이 되어서 벌써부터 고생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