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너무 무섭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폭력|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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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너무 무섭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skyblu1433
·5년 전
너무나도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신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22살 대학생입니다. 이제는 아빠가 너무 무섭고 보고싶지도 않고 아빠가 언제 무슨짓을 할 지 몰라 불안합니다. 중학교 3학년때, 부모님은 대판 싸우셨습니다. 아니요, 싸웠다기보단 아빠가 일방적으로 엄마를 구타했습니다. 이유는 아빠의 불륜이었습니다. 다른여자와의 불륜관계를 엄마가 알게되었고, 엄마가 그것을 추궁하자 언성을 높이며 부정하다가 엄마의 추궁에 화를 못이겨 엄마를 무자비하게 폭행했습니다. 저는 두 눈으로 아빠가 엄마의 머리채를 잡고 엄마의 머리를 사정없이 바닥이든 식탁이든 박으며 발로 걷어차고 엄마의 뺨을 인정사정없이 몇번이고 내리치는걸 보았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아빠가 엄마를 정말 죽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포에 사로잡혀 저는 울면서도 식칼이 있던 아랫선반 앞을 지키고있었습니다. 그날은 저에게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기전까지 정말 평범한 가정으로 지냈으니까요. 그날 이후 엄마는 결국 집을 나가셨습니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맞지않고 살길 바랐습니다. 엄마는 저를 데려가고싶어하셨지만 경제적 여건이 마땅치 않았고, 저도 그걸 알기에 괜찮다며 아빠한테서 도망치라고 얘기했습니다. 아빠는 그래도 자식한테는 폭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거든요. 엄마는 그일이 있은 후로 치아 몇개가 부러지고 흔들려 이를 몇개 빼셨고(심지어 어금니도 있었습니다.) 정형외과에서 전치 6주 판정도 받으셨습니다. 이가 없으니 밥도 제대로 못드셔서 엄청 저체중으로 줄으셨어요. 몸무게도 1kg 늘까말까 하십니다. 그 뒤로 아빠는 저와같이 좀더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대학생이 될때까지 둘이서 살았습니다. 사실 거의 혼자 살았습니다. 아빠는 돈만 내주시고 집에 거의 안들어오셨으니까요. 그래도 엄마와는 연락도 자주하고 자주 만났습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엄마가 집에 들어오시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돈을 모아가는 도중 보이스피싱을 당해 돈을 빼앗겨버린겁니다. 그래서 생활비는 낼테니 저와 같이 살게해주면 안되겠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혼자 지내는게 너무 싫었기에 엄마가 있다는게 너무 좋았고, 혼자있던 제가 걸렸는지 아빠도 의외로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그 뒤로 엄마도 저도 활기를 되찾았고, 엄마는 열심히 일하셔서 보이스피싱때문에 잃은 돈때문에 지인분들에게 진 빚을 금방 갚으시고 저도 대학다니면서 처음으로 장학금도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괜찮게 지내다가 며칠전에 온 아빠의 전화 한통으로 겨우 붙잡고 있던 행복을 빼앗겨버리게됐습니다. 아빠는 저에게 전화해 갑자기 아빠가 때려서 엄마 이가 부러진거라고 엄마가 그렇게 얘기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아빠 심기를 건드릴까봐, 엄마도 하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아빠에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었습니다. 누구한테 들었냐고 하니 고모라고 합니다. 저는 예전에 연락이 두절됐다가 겨우 연이 닿게된, 현재 중국에서 살고있는 작은 친척언니와 고모를 만나러 중국에 가게됐습니다. 거기서 두분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고, 겨우 의지할 수 있는 친척이 생겼다는 안도감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가정사를 펑펑 울면서 얘기했습니다. 두분은 안타까워하고 저를 위로해주셨고, 저는 그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래도 가정사 얘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말아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부탁했는데. 잠깐 귀국하신 고모가 아빠에게 그 얘기를 했다는겁니다. 아빠가 노발대발하며 그 말을 하는 순간 고모에 대한 배신감과 당혹스러움이 밀려왔습니다. 그 뒤로 아빠가 하는 말이, 니 엄마 이 부러진건 니 엄마가 담배피고 건강 안챙긴 탓이다, 니엄마 질나쁜여자고, 니엄마가 나간것도 니엄마 잘못이다, 니엄마 내보내고 너는 원룸에 이사시킬거랍니다. 너무 화가났습니다. 어쩜 저렇게 뻔뻔할까요. 저는 아빠가 엄마를 가혹하게 때린것도, 엄마가 그 후유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것도 다 지켜봤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난 나머지 그동안 참아왔던 아빠의 폭력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하는말이 자기는 그런 적 없다. 다 니엄마가 잘못한거다라고 아무 죄없는 엄마를 몰아갔습니다. 저는 왜 자꾸 상처를 주냐 나는 그때 일 전부 기억한다 아빠가 그랬지 않느냐라고 했더니 아빠는 니엄마와 자기를 그렇게 만든건 너고 너도 니엄마랑 똑같다 둘이 잘 살아보라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나고, 억울하고, 무서웠습니다. 아빠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대학도 아빠가 지원해준 돈으로 다니는데 그게 끊겨버릴까봐, 아빠가 갑자기 집으로 쳐들어와서 엄마를 구타하진 않을까, 내가 왜 고모한테 그런말을 했을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서러워 울었습니다. 아빠는 제게 전화를 한 뒤로 엄마에게도 자식새끼한테 자기가 때렸다고 얘기했냐며 폭언을 하고 1년내로 나가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미안하다며 우는 저에게 제탓이 아니라고, 나가도 외할머니댁이 있으니 거기서 살면서 열심히 돈모아 월세라도 잡아 같이 나가자며 제가 졸업할때까지 1년 반만 버티자고 하셨습니다. 갖은 폭언에 덤덤한 엄마를 보니 너무 미안해서 밤새 울었습니다. 저는 너무 무섭습니다. 아빠가 불시에 찾아와 화를 내며 또 때리지는 않을까. 또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1년 반이나 버틸 수 있을까. 저와 같이 살며 그나마 건강을 회복하던 엄마의 몸상태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까. 대학교를 못다니게 되는건 아닐까. 아빠가 했던 모든게 내탓이라는 그 말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내가 그냥 입다물고 얘기하지 않았다면 이런일이 벌어지는 일이 없을텐데. 왜 나는 아직 대학생이고 취직하지 못했을까. 모든일이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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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hoha
· 5년 전
일단 그쪽 아버지의 폭력은 잘못되었지만 그쪽 아버지랑 화내지말고, 아버지가 잘못되었어요. 이런식으로 이야기하지 말고. 어찌어찌해서 이런식이 되었는지 차분히 이야기해볼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그쪽을 클때까지 책임진 가장은 아버지니까요. 물론 그쪽 아버지가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그런식으로라도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하면 상황을 좋은쪽으로 나아갈수 있게 할지 잘 생각해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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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RY
· 5년 전
진짜 두렵겠네요, ..아버지가 .너무 폭력이 심하신거 같아요ㅠ 진짜진짜 중3때부터 불행이 시작했었나봐요 ...이렇게 말해서 위로 되진 않지만 어머니랑 잘 살아보고 ..아버지가 그렇게 힘들게 하는데 되는대로 아버지에게 있는돈 좀 모아두시고 되는대로 이혼해도 되실거 같아오ㅡ 아버지가 잘못했는데 계속 다 엄마쪽으로 잘못을 넘기니까. .스트레스가 정말 많을거 같아요..한편으로는 죽고 싶기도 하겠죠 ..하지만,좀..힘내세요..님이 잘못하신게 아니에요 아버지가 잘못한거지..실수는 누구나 할수 있어요 아버지가 했던 말은 지워버렸으면 좋겠어요 ..물론 안지워지겠죠 하지만 이건 님의 트라우마가 될거같아요 그렇지만 이렇게 위로해주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우리 조금만 화이팅해요. .힘들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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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RY
· 5년 전
이라는 단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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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on
· 5년 전
현실적인 조언을 드릴게요. 글쓴이 분께서는 이미 성인입니다. 본인과 어머님을 위한 어떠한 선택을 해도 괜찮고, 책임을 질 수 있는 행동만 하면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문제가 없어요. 어머님과 두분이 나와서 사세요. 까짓 대학 좀 늦게 졸업하거나 한동안 가난하면 뭐 어떻습니까. 열심히 그리고 현명하게 살아가면 평생 가난하지는 않아요. 당장 학비나 생활비가 막막하시면 휴학하시고, 일 하세요. 그렇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 배우면서 경험 쌓으면 졸업이 다소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이제 겨우 22살이세요. 인생은 살아보니 참 길더군요. 남들과 같은 길을 가지 않더라도 서른 되고, 마흔 되어 더 행복하게 웃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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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e78
· 5년 전
가정폭력트라우마는 꽤나 오래갑니다. 겪어본 사람으로 동감이 많이 가는 글입니다. 윗분이 현명하게 말씀하셨는데 대학생이시면 잠시나마 휴학하시고 일하시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어쨌든 경제적으로 독립이 안된거니깐 아버님으로부터의 경제독립 부터 하셔아될것같습니다. 아니면 각잡고 졸업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돈 버셔도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