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비공개·5년 전
5일 정도 괜찮았다. 정말 괜찮았다. 죽고 싶단 생각도, 자해 충동도, 심지어 우울감도 없었다. 그냥 그런 날이었지만, 적어도 우울하단 느낌은 없었다. 꽤 괜찮았는데, 다시 죽고 싶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고3, 9월 평가원 시험 3주도 안 남았고, 수능은 3개월도 안 남았다.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공부를 안한다. 쓰레기같다. 난 정말 왜 살까. 이 따위로 살 거면서. 죽고싶다.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정말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애였나 싶고, 그냥 미친것 같다. 미친거 맞지. 이 시기에 이러고 있는데. 스트레스? 결국 다 핑계일 뿐이지.
누구나 받을 스트레스일텐데 왜 나만 이래야돼? 왜 난 나 혼자 견뎌야돼? 왜 난 아무한테도 하소연하면 안돼? 왜 난 괜찮은 척 해야돼? 왜 난 힘든 티 내면 안돼?
말할 데가 없어. 나도 나 힘들다고 죽고싶다고 나좀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위로좀 해달라고 할 데가 없어. 니도 무슨무슨 일 때문에, 이런저런 일 때문에 힘들다고 말할 데가 없어. 왜 다른 애들은 그렇게 쉽게 말하는데, 고민 상담해달라고 얘기하고 그러는데, 나는 왜 못해? 왜 나는 못하는 거야? 난, 왜.
왜 다들 겪는 일에 난 이렇게 힘들어 하는 거고, 말도 못하는 거고, 티도 못 내는 걸까. 왜 항상 웃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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